롯데온 이어 헬로네이처 포기 선언…물류비·인건비 등 부담
높은 성장세에 후발주자 진입도 속속…"지각변동 오나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급성장한 새벽배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롯데온에 이어 BGF의 헬로네이처 등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지마켓글로벌, 티몬 등 후발주자 진입도 계속되고 있어 올해 새벽시장 시장이 격변기를 맞을 전망이다.
롯데온은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 ‘새벽에 온(ON)’을 종료했다. 롯데온이 지난 2020년 5월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지 2년 만이다.
롯데온은 새벽배송 대신 주문 후 2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각오다.
바로배송은 슈퍼,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유휴공간을 활용해 배송을 하는 것으로,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를 영남, 강원, 충청까지 전국 30개로 확대했고 연내 50개 수준으로 거점매장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BGF도 헬로네이처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내달 말을 끝으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헬로네이처는 새벽배송 사업을 종료하고 기존 역량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 소싱 및 공급, 온라인 채널 제휴 판매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온과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 시장에서 손을 떼는 이유는 비용 대비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확충부터 재고 관리 비용, 배송 인건비, 마케팅 부담까지 다른 플랫폼들과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실제 롯데온은 지난해 1560억원의 적자를 냈고 헬로네이처 역시 같은 기간 2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통기업들이 너도나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력에 밀려 주문 유입량이 기대보다 저조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GF 측도 “고비용 구조를 가진 새벽배송 특성상 수익성 확보고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졌다”며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사업 전환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새벽배송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보고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주자들도 잇따른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1조9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 2월 G마켓과 옥션은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서울 전 지역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서비스 시행 1주차(2월24일~3월2일) 대비 4주차(3월17일~3월23일)의 새벽배송 물동량이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새벽배송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티몬이 콜드체인 전문 물류회사인 팀프레시와 협약을 맺고 팀프레시 입점사 상품인 생수와 냉동과일주스 등 건강·다이어트 식음료 위주로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선보이고 있다.
티몬은 앞으로 200여개의 냉장·냉동 식자재 상품을 추가하고 향후 기존 기존의 파트너사들과도 협의해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품군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기존 업체인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배송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본격적인 물류사업 확장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컬리 외 다른 회사의 배송을 대행하는 3자배송(3PL) 사업도 일부 진행 중이다. 현재 40여개인 3자 배송 고객사 수를 올해 안에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SSG닷컴 역시 오는 27일 지마켓글로벌과의 통합멤버십을 출시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재고관리부터 인건비까지 고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라며 “이미 기존 업체들을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는 만큼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