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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공조 강화, 대북관여엔 위기 아닌 기회?


입력 2022.04.14 05:00 수정 2022.04.13 23:0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북중러 연대·미중경쟁 흐름

막으려 하기보다 역으로 활용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의지를 노골화하며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균열을 내려는 중·러를 뒷배 삼아 북한이 운신 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실상 형해화된 틈을 타 추가 제재 없이 군사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북중러 권위주의 연대와 한미일 민주주의 연대가 한반도에서 '신냉전'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흐름이 대북관여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13일 세종연구소가 '국제환경의 대변동과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대북정책'을 주제로 개최한 제38차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북한이 북중러 블록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 구도를 거꾸로 활용할 부분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핵을 가진 북한이 전술핵(개발)과 선제 사용 교리로 달려가고 있다"며 "매우 위태로운 핵 태세를 갖게 되는 북한이 과연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 자산이기만 하겠는가. 꼭 그렇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적 군사 노선을 견지할 경우 북미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북한을 감싸온 중·러 역시 미국과의 '핵 확전'에 연루될 위험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북중러 연대 흐름이 '공동 정체성'으로 확대될 경우, 중·러가 되레 북한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려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황 교수는 "북중러가 하나의 블록으로서 공동 정체성을 갖게 된다면 북한이 '압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오히려 열릴 수 있다"며 "중·러가 (미국과의 직접적 충돌) 위험성을 좀 더 신경 쓰게 만드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중러 연대 강화가 북한의 대외정책 자율성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 교수는 독자 핵무장을 꾀한 프랑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끝내 탈퇴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이 냉전 기간에 핵을 개발하지 못한 것 역시 중·러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중러 연대 강화와 미중 경쟁이라는 흐름을 막거나 되돌리거나 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논리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역으로 활용해 비핵화 논리를 만들어내는 접근법을 시작할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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