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계열사 협업…지급결제 시장 승부수
삼성카드, 삼성생명·화재, 증권 등 삼성 금융 5개 계열사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의 출범을 알리며 비대면·디지털 금융 시장의 승부수를 띄웠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금융 5개 계열사들은 삼성카드의 주도 하에 지난해부터 개발에 착수한 ‘모니모’를 이날 내놓는다. 이는 대주주 적격성 규제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차질을 빚은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우회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니모는 고객이 보유한 삼성 금융 계열사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이다. 삼성 금융 계열사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오픈뱅킹, 내 자산 시세 조회, 각종 서비스 달성에 대한 보상 및 포인트 지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포인트를 소액 주식투자에 활용하는 등 서비스 반경이 대폭 확대한 점도 눈에띄는 특징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이 모니모 서비스를 필두로 성장세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엄청난 양의 트래픽 확보는 물론 거래량 또한 월등히 높다는 이유다.
특히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은행이 없는 ‘비은행’ 부문에서 광범위한 고객군을 보유한 것이 최대 장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비금융에 방점을 둔 종합자산관리, 디지털 헬스케어 등 고객 중심의 컨텐츠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카드 고객 수는 1072만명이며, 삼성화재 1055만명, 삼성생명 820만명 등 중복을 포함해 계열사의 가입자 수는 총 3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최대 금융사인 KB금융(앱 기준 1700만명)보다 많은 규모다.
카드업계는 모니모가 1500만명에 달하는 삼성페이와 연계할 경우 지급 결제시장에 더욱 큰 파급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모니모가 적기에 출시됨에 따라 지급결제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는 기대와 함께 삼성카드의 성장 역시 예견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카드업계는 지급결제 시장 내 점유율 확보에 안간힘이다. 지난 2007년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이 14차례 걸쳐 계속 인하됨에 따라 손실이 꾸준히 이어져 본업인 결제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 중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비중이 전체 65%를 육박한 점도 업계에 긴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또 이들이 올해 ‘후불결제’ 서비스에 열을 올리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후불결제 시장 경쟁도 예고돼 있다.
다만 모니모가 기존의 핀테크 기업들이 이미 출시한 금융 플랫폼과 차별화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니모 출범 이후 시장의 반응과 방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이미 금융 플랫폼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