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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각 관건은 ‘몸값’…새 주인 찾기 ‘장기화’ 조짐


입력 2022.04.12 11:11 수정 2022.04.12 11:3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MBK파트너스 매각가 3조

우리·하나금융 외 KT 관심

인수전 흥행 변수 적정 몸값

롯데카드 신사옥. ⓒ롯데카드

국내 5위 신용카드사인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다만 롯데카드몸값에 대한 적절성 논란과 카드업계 업황도 밝지 않아 새 주인 찾기가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분 5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롯데카드의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는 KT,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이 거론되고 있다.


후보군 중 1순위는 우리금융이다. 그룹 내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고, 인수 여부 우선 검토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BC카드와 케이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KT도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BC카드의 주력 사업인 결제망 제공이 기존 카드사들의 자체망 구축으로 수익이 악화됐고, 케이뱅크 역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카오뱅크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사업한계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KT가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케이뱅크 상장 등 소매금융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카드도 유력 인수 후보군에 올랐다. 지난 2019년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왔을 때 하나금융이 관심을 보였고,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시장 점유율 10%에 해당하는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이들 회사는 단번에 각각 업계 점유율 2위와 3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그러나 매각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파트너스의 매각 희망가는 약 3조원으로 알려졌다.


MBK가 이처럼 높은 매각가를 제시한 이유는 롯데카드가 지난 3년간 수익성 개선 등으로 몸값을 꾸준히 키웠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 517억원에서 2020년 1307억원, 2021년 2414억원으로 5배 가량 순이익이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을 이어왔다.


문제는 카드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아 매각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카드업계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규제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경우, 사실상 카드업 보다 케이뱅크 성장에 더 관심이 크기 때문에 롯데카드를 조 단위의 거금을 투자해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하나금융도 카드보다 보험 관련 영향력 확대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다. 실제 하나금융 내 보험의 이익 규모는 카드·캐피털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은 카드사보다 증권사업 강화에 더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 차원에서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카드사보다 증권사나 보험사 등의 인수가 더 급하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바은행 사업 진출 확대 1순위로 증권업을 공언해 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 관건은 3조원이라는 가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카드업계 업황 불황으로 금융지주사들의 발길이 비은행 쪽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매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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