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간 신호전달 운반체 역할… 차세대 치료제 물질로 급부상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프로스테믹스·엑소좀플러스 등 개발 중
전통 제약사 종근당, 대웅제약도 뛰어들어
차세대 약물로 꼽히는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유래한 지름 50~200 나노미터(nm) 크기의 물질로, 세포 간 신호전달을 위한 운반체 역할을 한다. 세포치료제와 유사한 약리 작용에 더해 보관 및 유통 등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엑소좀이 조직‧기관이 손상됐을 때 복원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세대 치료제 물질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엑소좀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엑소좀플러스와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엑소좀플러스는 엑소좀을 적용한 안구 건조증 치료제를 우선 개발하고 신부전증, 황반변성 등으로 대상 병증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항염증 신약 후보물질 'ILB-202'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 회사는 엑소좀에 고분자량의 약리 단백질 탑재가 가능한 플랫폼 기술 'EXPLOR'을 기반으로 ILB-202를 개발하고 있다. 일리아스는 이번 호주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ILB-202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회사는 전임상에서 ILB-202의 급성신손상 치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프로스테믹스, 브렉소젠 등이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의 자회사 종근당바이오는 프로스테믹스와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종근당이 엑소좀 임상의약품을 제조하면 프로스테믹스가 이를 활용해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프로스테믹스의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엑소좀은 경구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비임상에서 염증성사이토카인을 억제하고 손상된 장기를 회복하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소젠은 치료용 엑소좀 플랫폼(BG-Platform)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6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엑소좀 기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BRE-AD01'의 임상 1상에 돌입한다.
엠디뮨도 지난해 카이노스메드와 '바이오드론(BioDrone) ' 기술 관련 특허권과 노하우에 대한 라이선스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드론은 엑소좀을 활용해 약물을 체내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세포로부터 엑소좀을 인공적으로 생산해 생산 수율 및 엑소좀 추출 대상 세포의 다양성을 늘려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제약사인 대웅제약은 지난 1월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치료제 회사인 엑소스템텍과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줄기세포 플랫폼 'DW-MSC'에서 엑소좀을 추출, 정제하는 기술을 확립하고 엑소스템텍과 엑소좀 치료제 확장 연구 및 신규 적응증에 대한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엑소좀은 아직 초기 개발단계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에 성공한 엑소좀 치료제가 없어 국내 기업들에도 가능성이 열려있는 시장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장조사업체 DBMR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엑소좀 시장은 2021년 약 14조원에서 연평균 약 21.9% 성장해 2026년에는 3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엑소좀은 아직 해외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조차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고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연구분야 경험이 많은 만큼 국내 기업에게 엑소좀 시장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치료제 뿐만 아니라 피부질환이나 탈모, 골관절염 등의 치료제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