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호남이 정권교체 큰 변수로 작용"
대형쇼핑몰 등 공약 챙기고, 특별당비 지원
광주 취임식 검토한 尹, 5·18 참석 예고
이정현 "보수의 호남 포기? 이제는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 호남 출마자들에 대해 특별당비 지원을 약속하는 등 지난 대선에 이어 호남 공들이기에 나섰다. 당장 이번 지선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을 배출하긴 힘들더라도 중대선거구로 치러지는 기초의원 배출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보수정당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번 대선의 결과가 이 대표의 '서진' 노력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 양자 대결로 치러졌던 지난 18대 대선과 비교하면 윤석열 당선인은 전북에서 1.22%p, 전남에서 1.44%p 더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 대표가 '30% 득표'라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으나 크게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광주에서는 5%p 가까이 더 득표하며 변화 가능성을 봤다. 윤 당선인은 대선 당시 광주지역을 방문해 대형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했는데,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파장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따라서 5·18 등 역사 문제에 대한 사죄와 공감을 이어가면서, 민주당과 차별화된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놓는다면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앞서 2일 국민의힘 호남권 공천설명회에 나선 이 대표는 "5.18이나 여순 사건과 같은 역사적 아픔과의 대화는 지속해 나가고, 그것을 넘어 대선에서 보여줬던 지역에 대한 진지한 고민 위주로 선거를 치러나가도록 하겠다"며 "광주시민, 전남·전북 도민이 진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카르텔에 휩싸인 민주당보다 더 선명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윤 당선인이 대통령 신분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게 된다면 '서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은 "(윤 당선인에게) 참석을 건의했더니 당연히 참석한다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광주 취임식을 검토했을 정도로 호남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 영입도 큰 틀에서 같은 맥락으로 추진된다. 안 위원장은 중도적 색채가 강하고, 지난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호남지역 대승을 주도한 전례가 있어 소구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대표는 합당을 마친 뒤 안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하태경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위원장이) 정부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면 당에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후보 배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전남도지사 후보로 조기에 확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광주시장과 전북도지사 후보 영입을 위해 물밑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의원·기초단체장·기초단체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광역단체장 후보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날 전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이정현 전 대표는 "진심이면 통한다. 지난 대선 동안 이 대표와 윤 당선인이 호남에서 해왔던 선거운동 방식은 제가 지금까지 이 당에서 봤던 호남 포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이슬비처럼 호남 분들의 마음이 보수 정당의 정성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마무리를 짓겠다. 확실하게 해서 호남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