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주당 '졌잘싸' 아니라 정권교체 뼈아파 해야"

"민주당, 중상인데 아파하지 않아"

"반성해야 할 때 졌잘싸로 위로"

"송영길 차출? 책임있는 모습 아냐"

'더불어민주당 쇄신 위한 대선평가 토론회'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선이 한국정치에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패배와 관련해 당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집무실 이전 등으로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 날을 세우는 것도 적절한 대처가 아니라고 했다.

31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박 의원은 "민주당이 지금 제대로 반성하고 혁신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며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뺏긴 엄청난 실패, 중상을 입었는데 그만큼 아파하고 있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인 0.73이라고 하는 수치에 집중할 게 아니라 5년 만의 정권교체라고 하는 이 사실에 뼈아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되게 크게 질 줄 알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0.73이냐' 이렇게 볼 게 아니라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정권교체냐' 이렇게 더 깊이 들어다봐야 할 시점"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윤석열 당선인과 날을 세우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당선자와 인수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공략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받은 성적표, 회초리의 의미를 잘 새기고 변화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반성해야 할 시점에 졌잘싸라고 스스로 격려하고, 혁신해야 할 시점에 차기 정부 준비세력을 공격하는 데 쓰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지방선거 관련 박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차출에 찬반이 있다. 저 같은 경우는 송 전 대표가 져야 할 책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쉽게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 전 대표가) 생각이 있으면 차출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본인이 구상을 얘기하고 책임지겠다고 당원을 설득해야 한다"며 "차출이라고 하는 형식으로 다시 복귀하는 방식은 별로 그렇게 책임 있는 모습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본인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제가 나가겠다' '나가지 않겠다' 말씀드린 바도 없고, 제가 생각이 있거나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면 진작에 말씀을 드렸을 것"이라며 "흔히 말하는 간을 보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생각이 있으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