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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안돼"…민주당 대선평가 토론회서 '쓴소리'


입력 2022.03.31 00:30 수정 2022.03.30 22:3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이재명 석패, 민주당 참패"

(왼쪽부터)박지현·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에 갇히면 답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이 주최한 대선 평가 토론회에서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석패'에 주목하기보다 민주당만의 가치 부재, 기존 지지세력 이탈 등 당 차원의 '참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겸 정치컨설턴트는 30일 여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국회에서 개최한 '대선 평가 경청토론회'에서 "탄핵 세력이 부활한 책임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있다"며 "졌잘싸 프레임에 갇히면 안 된다. 이재명 후보의 석패, 민주당의 참패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민주당은 왜 존재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이번 대선은 수치적으로 0.7%p차 석패지만 가치적으로는 참패"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도덕적 책임감과 공동체에 대한 헌신, 리버럴(진보적)이라는 '민주당다움'의 이미지가 기득권과 내로남불, 무능 프레임으로 대체됐다"며 "민주당의 위기는 시대정신과 가치 부재의 위기다. 민주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론으로 채택한 정치개혁 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며, 유야무야하면 반드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당내 인적 자산을 소모해선 안 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소비하고 있다"며 "자리로 이미지를 소비하면 안 된다. 역량을 넘어서는 자리를 맡기는 것도 안 된다. 소중한 정치인을 소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재등판론'이 제기된 데 대해선 "이 전 후보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좋은 자산은 아끼고 빨리 써서 망가뜨리지 말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촛불' 이후의 새로운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촛불 집회로 형성된 이른바 '촛불 연합'은 5년간 서서히 해체돼왔다"며 "새로운 지지 기반이 창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을 지지하는 여러 정파와 연합해 정치교체 연대를 구성하라"고 제언했다.


강우진 한국선거학회장은 청년 세대를 포함한 '이탈 지지층' 포섭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정의당의 지워진 이름 되찾기처럼 세대와 젠더를 가로지르는 캠페인이 필요하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오히려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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