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박영선 불출마, 후보군 공백 상태
대선서도 열세…서울시장 선거 고전 예상
박주민 고려 중이나 체급·경험 등 부족
송영길 차출론 배경, 일각 이낙연 추대론도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소 3명 이상 출마가 예고돼, 예비 후보자 간 이미 경쟁이 불붙은 경기도지사 선거와 비교하면 차이는 분명하다. 민주당 입장에서 서울시장 선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랜 기간 서울시장을 준비했던 우상호 의원이나 지난해 재보선에 도전했다가 낙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모두 출마의 뜻을 접으면서 민주당 후보군은 전무한 상태다. 박주민 의원이 현재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선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기에는 인지도와 체급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송영길 전 대표 차출론이 불거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송 전 대표와 같은 거물급이 서울시장에 출마해 전체 선거판을 이끌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전용기 의원, 이용빈 의원, 이수진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송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고, 이재명 상임고문도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간접적인 의사표시를 했다.
나아가 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통하는 정성호·김남국 의원은 28일 경북 영천 은해사에 머물고 있는 송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 '선당후사'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남국 의원은 "모두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분, 나아가 부동산 등의 민생 문제 해결에 앞장설 수 있는 분이 역할을 한다면 지방선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까지 "당이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 "국민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지 이야기를 나눴다"는 발언으로 미루어봤을 때 당의 '추대'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당 지도부의 기류는 다소 미묘하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에 대해 "송 전 대표 만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민주당 이름으로 출마할 수 있는 거물들이 몇 분 계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당에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독배를 마실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되고, 당신으로 부족할 것 같다고 하면 언제라도 책임을 내려놓을 각오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는 송 전 대표의 차출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히려 당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6월 중순 미국 출국을 예고하며 지방선거 출마를 고사하고 있지만, 당을 위해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게 얘기다.
이낙연계의 한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지역 광역의원, 기초단체 외에도 경기도나 다른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며 "본인의 불출마 의사가 강하지만 선거가 어려워 당에서 한목소리로 출마를 요청한다면 건의를 드려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윤 위원장은 "누구라도 대상에서 예외가 있을 수 없다"며 차출 선택지에 이 전 대표를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