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박광온 '2박 양강' 구도…계파 대리전 양상
비대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지선 공천권 칼자루
172석 거대야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가 이날 선출된다. 4선 안규백 의원,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 5명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박광온(친문)과 박홍근(친명) '2박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분포한 만큼, 선출 결과에 따라 당내 권력지형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콘클라베 방식으로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한다. 콘클라베는 모든 의원들이 각자가 선호하는 후보에게 투표한 뒤 제출하는 방식이다. 1차 투표에서 재적 의원의 3분의 2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가 나오면 즉각 선출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0% 이상 득표한 후보군을 공개, 이들의 정견 발표를 들은 뒤 2차 투표를 진행한다. 만약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다면 득표수 1·2위 간 결선투표를 한다. 득표율이 동일한 후보가 나올 경우 해당 후보까지 포함해 3명을 결선 투표에 올린다.
공식 입후보 절차는 없지만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4선의 안규백 의원과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 5명이다. 박광온 의원은 친문 핵심이자 이낙연계,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계,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 친문으로 분류된다.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띠는 만큼, 이번 선거는 차기 민주당 주류 세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3기 원내대표는 적잖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신임 원내대표는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비대위는 6·1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다. 당내에서 입김이 커지는 만큼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내 세력구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거기다 국회 상임위 배정 권한도 갖게 된다. 특히 차기 원내대표는 당내 주도권을 쥐고,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당 안팎에선 박광온과 박홍근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결선투표가 있는 만큼 정세균계가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국 계파색이 옅은 초선의원들의 표심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초선의원은 "무조건 누구를 지지해야 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정견 발표도 들어보고 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