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R&D에 23조…SK하이닉스도 4조 돌파
2Q부터 DDR5 전환 본격화…모바일부터 서버까지 연구개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세대교체를 앞두고 역대급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곧 본격화될 DDR5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3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각각 22조5965억원, 4조448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조3673억원, 5628억원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같은 투자가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는 D램 시장 주도권 싸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DDR5는 현재 널리 쓰이는 DDR4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2배 가량 빠르고, 전력 효율 30% 가량 개선됐다는 특징이 있다. DDR4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1600~3200Mbps(1초당 100만 비트), DDR5 제품은 3200~8400Mbps 수준으로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기존 DDR4 대비 20~30% 가격이 높아 D램 제조사의 수익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주요 R&D 성과를 살펴보면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와 관련된 연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용 LPDDR5X D램과 HKMG공정이 적용된 서버용 고용량 DDR5 메모리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여기에 14나노 DDR5 D램 양산을 위해 극자외선(EUV) 공정에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시장에서 고용량 대응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 LPDDR5 8Gb에서 16Gb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를 단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에도 세계 최초로 서버용 DDR5 16Gb 제품을 개발한 바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서버용 기준으로 올해 2분기부터 DDR5로의 전환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인텔이 DDR5를 지원하는 차세대 제품을 2분기쯤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버용 CPU를 교체할 경우 이와 함께 D램을 포함한 모듈을 함께 바꿔줘야 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업체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특히 DDR5로의 전환이 시작되면 현재 공급 과잉 상태인 D램 시장의 상황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슈퍼사이클(대호황)이 정점을 찍으며 당분간은 하락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게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이 D램 시장을 주도해 왔던 만큼 천문학적 투자를 통해 DDR5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D램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양사의 R&D 성과에 대한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