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북 울진·강원 동해 산불 피해 현장 방문
한나절 현장 머물러...피해주민 간담회도 진행
첫 공개행보는 '남대문 시장'서 상인들과 만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구성 등 바쁜 일정에도 15일 경북 울진, 강원 동해 산불 피해현장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다. 전날에는 첫 공개 행보로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시장 상인들 만나 고충을 듣기도 했다. 민생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 헬기를 타고 11시 30분께 경북 울진공항에 착륙했다. 산불 피해현장을 방문한 후, 피해주민 간담회를 마치고 울진읍 한 짬뽕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후 오후 3시께 강원 동해시 묵호항 등대감성마을에 도착한 윤 당선인은 이재민 면담 후,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에 방문해 이재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나절을 현장에 머물며 산림 복원 계획과 이재민 지원책을 꼼꼼히 챙겼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울진 산불 피해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최병암 산림청장과 전찬걸 울진군수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도 긴급 일정으로 울진 이재민보호소를 찾은 바 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으로 브리핑을 듣던 윤 당선인은 최 청창이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이 참 다행"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아유"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브리핑을 듣는 도중에는 "봄에 산불이 많이 나는 데가 여름 장마에 산사태도 많이 나지 않냐"고 물으며 "그 상관관계를 잘 알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주변 산과 소실된 주택을 둘러본 윤 당선인은 두 손으로 까맣게 탄 죽은 나무를 만져 보기도 했다. 여러 장의 물티슈로도 손에 묻은 재는 잘 닦이지 않았다.
현장에 동행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후 서면브리핑에서 "나무가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흙들이 잘 씻겨나가지 않을 만큼 뿌리까지 썩어들어가고 있음을 당선인이 직접 점검하는 순간이었다"며 "민가까지 덮친 당시 울진 화재현장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울진 부구3리 마을회관에서 피해 주민 20여명과 간담회도 했다. 윤 당선인은 "아까도 보니까 바로 옆에 있는 산이 다 탔던데 법에 정해진 지원금이 좀 낮다고 그래서 저희가 규모를 조금 올려서 주택 복구하시는 데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재난지역 선포를 해줬으니 지금 정부와 잘 협조하고 저희가 (정부를) 이어받아 (피해 보상 관련) 규정도 조금씩 바꾸고 해서 크게 걱정 안 하도록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윤 당선인은 울진읍의 한 중식당에서 점심으로 짬뽕을 먹었다. 이 식당은 산불 화재 때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던 곳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김 대변인은 "당선인이 '여기 매상을 올려주고 싶다'며 직접 식사 장소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 후 동해로 이동한 윤 당선인은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한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현실성 있는 지원책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집이 다 타버렸다는 할머니의 얘기를 듣는 도중 심규언 동해시장이 "이재민들이 트라우마같은 것이 생길 수 있어 심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자 "맞다. 울진에 어떤 분은 키우던 개가 타죽고 막 이러니까 다시 집을 지어줘도 엄두가 안 난다고 하더라"고 공감했다.
사찰이 불에 타 임시거주시설에 머무르는 스님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는데 보상 문제가 이러다 보니 의욕이 없다", "1600만원의 보상이 나온다고하는데 우리같은 경우 건물을 철거하는 것도 이 돈으로 안된다" 토로하자, 윤 당선인은 "현실에 안 맞는 규정은 고치고, 현실성 있게 예산이 집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번 산불 현장 방문은 당선 이후 윤 당선인의 두 번째 민생 행보다. 윤 당선인은 전날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로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만났다. 민생 현장을 직접 살피며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통시장은) 민생경제의 바탕이 되는 곳"이라며 "여러분들이 어려우면 나라 전체가 어렵다. 중산층으로서 튼튼하게 국가 경제사회 받쳐줘야 나라도 걱정이 없는거 아니겠나. 큰 리스크 없이 일만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살 수 있게, 국가에서 그건 (지원)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공보특보단장을 맡았던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YTN '더뉴스'에 출연해 "인수위 구성, 공약 실행 우선순위 설정 등 당선인의 일정이 촘촘하다"며 "당선인은 그래도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을 제일 중요한 일정으로 보고, 현장에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