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후임으로 한기호 내정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도 물러나
여의도연구원장·당 대변인단도 새로 임명 준비
'책임론' 차단하고 주도권 회복 주력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일각에서 이준석 당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이 대표는 10일 대규모 당직 개편에 착수했다.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내줬던 당무 우선권을 되찾은 만큼 주도권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권영세 사무총장이 사의를 밝힌 데 이어 이날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도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당직 개편 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이 대표는 권영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전임자인 한기호 의원을 내정했다. 지난해 11월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물러났다 넉 달 만에 다시 사무총장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권영세 총장과 함께 전략기획부 총장에 임명됐던 이철규 의원의 후임자 역시 물색하고 있다.
당 대표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서범수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울산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는 대구·경북(TK) 지역 초선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도 교체 대상이다. 현재 여의도연구원장은 지상욱 전 의원이 맡고 있다. 후임 원장으로는 당내에서 유경준 의원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학 박사로 통계청장을 역임했다.
이르면 오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임자들의 임명안이 상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 대표는 당 대변인단도 새로 꾸린다.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토론배틀'을 통해서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새로운 대변인단이 선출되는 4월 초까지 직을 유지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당직 개편을 통해 일각에서 나오는 '책임론'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이겼음에도 당 대표의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의 한 장면을 올리며 "보통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썼다.
이륙 직후 새 떼와 충돌해 추락 위기에 빠진 여객기를 출발지인 라구아디아 공항으로 회항하지 않고, 허드슨강에 비상착륙 시킨 설리 설렌버거 기장(톰 행크스)을 항공 당국이 "왜 회항해서 착륙시도하지 않았습니까. 시도했으면 됐을 겁니다"라고 한 상황을 자신에게 빗댄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2020년과 2022년 출구조사 데이터를 기바으로 국민의힘 표 조성의 변화를 나타내는 그림을 만들어주셨다"는 글을 썼다. '세대별 지지율 변화'라는 제목의 데이터에는 20대 여성의 지지율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의 지지율이 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전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이기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당·정 분리의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