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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대선 다음날 '화기애애'에도…국민의힘 행보 순탄할까


입력 2022.03.11 00:40 수정 2022.03.10 23:26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선거 승리 다음날, 종일 자축 분위기

윤석열 "더 많이 사랑 받는 당 되자"

이준석 "尹 서포트 위해 힘을 합쳐야"

향후 갈등 요소 잔존해 우려도…"순리대로 풀어가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9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10일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자축을 이어갔다. 하지만 향후 차기 정부 구성에 따른 정치지형 재편 과정 속에서 당내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조심스레 나오는 모습이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 선거대책본부 인사들은 잇따라 열린 선대본 해단식과 의원총회에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전날 대선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싹쓸이 승리를 자축하는 함성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고, 서로에 대한 격려를 교환하며 덕담을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추운 겨울 여러분과 함께 전국을 누비면서 지나온 몇달간을 돌이켜보니 꿈만 같다"며 "우리 국민의힘 동지들을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 동지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나, 정말 꿈만 같고 다시 한 번 여러분께 감사한 것"이라 소감을 전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을 놓고 오랜만에 다 함께 후회 없이 땀흘리고 새로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 자신감으로 당이 더 결속하고 약한 부분을 보완해서 국민의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당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지도부를 향해서도 윤 당선인은 "많은 분들이 고생했지만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과 청년보좌역들의 역할이 정말 컸다"며 "국민의힘이 경륜가들과 청년들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그려나가는 젊은 당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감사를 표했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선자 환영행사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당대표, 정우택, 김학용, 최재형, 조은희 당선자, 김기현 원내대표.(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해단식에 이어 열린 의원총회 장에서도 고조된 분위기는 계속됐다. 이준석 대표가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 의원들로부터 "이제 여당 대표네"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 대표도 "하하, 이제 여당 대표다"고 화답하며 장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을 "파란만장했다"고 돌아보며 "모두가 각고의 노력을 해서 지금의 이 영광이 있는 것이다. 특히 의원님들의 위력을 확인했던 것"이라 강조했다.


또 "180석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치른 이 선거는 최고의 난도였다. 앞으로 어떤 선거도 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함께 할 영광들이 기대되고, 탄핵의 아픔을 겪은 정당에 5년 만에 다시 기회를 주신 국민께 감사하고 낮은 자세로 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 당선인을 서포트해야 하는데, 여소야대를 처음 경험한다. 우리가 여당의 역할을 하면서180석을 상대하려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해결을 못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언제든지 지도부가 요청할 것이 있으면 뛰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박빙이었던 선거 결과에
"이준석 전략 실패" 책임론 대두돼
안철수 향후 내밀 '단일화 청구서'
갈등 도화선 될 수도…불만 기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처럼 정권교체의 기쁨을 만끽한 국민의힘이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곧바로 설립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보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절차 등 여러 정치적 과정 속에 여러 갈등 요소가 숨어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당초의 예상치보다 박빙의 결과가 도출된 대선 결과를 두고 이준석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어, 이 대표로서는 무엇보다 이를 돌파하는 게 급선무라는 평가다.


이날 당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가 선거 전 공언했던 호남 득표율 목표 수치와 세대포위론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성토와 함께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자칫 이 같은 기류가 당내에서 확산될 경우, 당대표 리더십을 둘러싸고 대선 전 벌어졌던 윤석열 당선인 측과 이 대표의 갈등 양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대선 직전 전격적인 단일화로 인해 윤석열 정부 초기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 대표의 관계가 여전히 껄끄러운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단일화 조건 중 하나였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절차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당권 배분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이 대표와 안 대표의 감정싸움이 발화될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안 대표가 단일화를 수용한 댓가로 앞으로 국민의힘 측에 내밀 '단일화 청구서'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국민의당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번질 소지도 크다는 관측이다.


벌써부터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 후보로 거론됨에 있어 윤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할 요소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차기 정부 조직 구성에 있어 국민의당 인사들이 중용돼 캠프에서 윤 당선인을 위해 뛰었던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 정부가 시작되기 전 두 달 동안 예기치 못한 갈등으로 인해 동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윤 당선인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절실했던 정권교체를 이루자마자 당 구성원들끼리 갈등 양상을 노출하는 건 지지해 준 국민들에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 아니겠나"라며 "감정싸움을 최소화한 채 순리대로 풀어가는 구성원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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