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으로 보따리상 이동 제한…1분기 부진 불가피
이달부터 내국인 구매한도 폐지…판매채널 확대하고 혜택도 강화
국내 면세업계가 잇단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루이비통, 샤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시내 면세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매출도 줄고 있어서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출입국 절차가 강화되면서 사실상 1분기는 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61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3831억원과 비교해 22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따이공의 이동을 제한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이후 따이궁 매출 비중은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의 80~90%를 차지한다.
업계는 베이징 패럴림픽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는 이 같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올해 1분기 매출 부진은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림픽도 문제지만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으로 상황이 녹록치 않은 분위기”라며 “일단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좀 꺾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숨통을 트기 위한 내국인 마케팅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면세업이 기본적으로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다 보니 내국인 매출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적은 편이지만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주요 브랜드 입점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마다 현금으로 상품을 매입해야 하는 만큼 현금 확보는 중요한 일이다.
내국인 구매한도가 폐지된 점도 내국인 마케팅 공을 들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부터 기존 5000달러였던 내국인 구매한도를 43년 만에 폐지했다.
다만 면세한도는 1인 600달러로 유지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면세한도도 상향돼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홈쇼핑, 편의점 등 그룹 유통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홈쇼핑과 손잡고 내수통관 면세품 할인 판매에 나서는 동시에 롯데온에 롯데면세점 전용관을 열고 온라인 경쟁력도 한층 강화한다.
4월에는 세븐일레븐 앱에도 롯데면세점 전용관을 개설하고 MZ세대 수요가 높은 패션잡화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신세계백화점과 멤버십 제휴를 통해 백화점 VIP 대상 혜택을 면세점 VIP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내놨다.
최근에는 면세점 온라인몰에서 라이브 방송도 진행했다.
내국인 고객의 60% 이상이 20~30대라는 점에 맞춰 토크쇼 형식으로 방송을 진행하면서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니치 향수 등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한편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미크론이 정점을 찍고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에서는 관광객 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국내 상황도 호전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는 만큼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신규 입찰도 하반기 내 진행될 예정이어서 하반기를 기점으로 면세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