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동북공정·한복공정 등으로 우리의 주권·문화 위협하는 중국 생각나…대만이 걱정"
"국내서 파병은 못하더라도 6·25 때 받았던 도움은 갚아야…G20 국가위상에 걸맞는 목소리 내야"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서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 규탄 1인 시위 잇따라 "홍콩 짓밟던 중국 떠올라"
국내 체류 우크라이나인들, 러시아대사관 인근서 집회…"푸틴은 전쟁을 멈춰라"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죽어가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G20에 들어가는 강대국으로서 대한민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동북공정과 한복공정 등으로 우리의 주권과 문화를 호사탐탐 위협하는 중국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며 "당장 대만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28일 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직장인 조모(29)씨는 "강대국이 작정하고 선전포고를 한다면 전쟁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전쟁은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위협감을 느꼈다"며 "2022년 현재의 국제사회에서도 상식과 합리가 아닌 힘의 논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씁쓸해했다. 조씨는 "우리도 일제강점기에 놓이는 등 과거 약소국이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러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더욱 가슴 아프게 와닿는다"고 말했다.
윤모(24)씨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동북공정이나 최근 한복공정 등을 통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하고 우리의 문화를 빼앗고 있는 중국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며 "또 대만을 자신의 국가라고 여기는 중국 아닌가? 당장 대만이 어찌될 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윤 씨는 이어 "우리나라도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 속에, 늘 전쟁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하나의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분명 다른 국가에서도 여러 이유를 대며 전쟁을 일으킬 것 같아서 두렵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명분이나 이유가 없다는데 이렇게 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모(53)씨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했다는 말같지도 않는 이유를 빌미삼아 국가침공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서 21세기가 맞나 싶다"며 "국내에서 파병은 못하더라도 6.25 전쟁 때 도움 받았던 과거를 생각해서라도 물자적 지원은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국제적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위해 구호의 손길을 적극 보냈으면 좋겠다"며 "수많은 민간인들이 죽고 있는 상황을 이대로 그냥 두고 보면 안된다. 이럴 때 국제사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누가 평화를 지키겠느냐"고 반문했다.
최모(31)씨는 "나라가 없으면 국민이 없다는 말처럼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당당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라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총을 안 들고 싶어도 들게 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금 우크라이나는 외국에 나가있는 사람들까지 스스로 돌아와 군대에 입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국민들도 똑같을 것"이라며 "애국심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모(35)씨는"우리나라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결국 총을 들 수밖에 없다"면서 "전쟁의 실상이 체감되지 않지만 내 가족을 지키고 우리의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면 국가의 부름에 마땅히 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다만 전쟁 후 나라가 군인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줄 지는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1인 시위에 참여한 이모(27)씨는 "우크라이나는 민주주의 주권 국가인데 러시아라는 강대국이 한 나라의 주권을 빼앗으려 하고 뜻대로 조종이 안 되니까 결국 국가와 시민들의 자유를 짓밟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G20에 들어간 강대국으로서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위에 함께 참여한 김모씨는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보면 전쟁범죄라고 생각하고 우크라이나의 자유가 무너지면 우리의 자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부계좌에 기부를 했고 오늘은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함으로써 전 세계인들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같이 표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는 그들의 영토를 지키고 보전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은 마땅히 규탄 받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영토는 우크라이나의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안모(26)씨는 "어렸을 때 홍콩에서 살다 왔는데 중국이 자치권을 가진 홍콩을 강압적으로 탄압하는 사태를 보면서 우크라이나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며 "오늘부터 1인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시위를 이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는 국내 체류 우크라이나인 등 약 2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 '푸틴은 전쟁을 멈추라'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지나 40분 가량 거리 행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