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단일화 가능성 희박해졌지만
향후 어떤 이벤트 생길지 예상 못 해
선거 당일 이전까지 가능성 유효해
이재명 '安 러브콜'에…여러 시나리오 떠올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해진 모습이다. 다만 3월 9일 선거 당일, 대선이 현재와 같은 '4자 구도'로 열릴지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다는 평가다. 투표 시작 직전까지 어떤 깜짝 정치적 이벤트가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탓이다.
27일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윤 후보가 협상 전말 공개로 맞대응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당장 28일부터 시작되는 투표용지 인쇄 전 단일화는 무산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설사 대선 전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유권자들이 받을 혼란 등을 고려해보면, 사실상 단일화를 통해 얻고자 했던 '플러스 알파'의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은 9일 동안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비공식적인 루트로 물밑에서 치열한 협상과 머리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여의도 안팎에서는 단일화 성사의 전제 아래 두 번의 추가적인 데드라인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사전 투표가 시작되는 다음달 4일 이전이 거론되며, 이를 지나칠 경우에도 본투표 당일 직전까지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단, 현시점부터 벌어지는 단일화 논의의 중심에는 윤 후보와 안 후보만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벌써부터 이 후보가 안 후보 측을 향해 구체적인 단일화 조건을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이날 오후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그간 안 후보가 주장해 왔던 바와 맥락을 같이 하는 '다당제 연합정치 제도화를 위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의결한 것도, 안 후보를 향해 일종의 러브콜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 직후 결의문을 통해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다당제와 정치개혁을 찬성하는 정치세력은 모두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尹·安도 단일화 성사 가능성 '0%'는 아냐
당사자 심경 변화시 '전격 담판' 가능성 有
김동연 행보도 경우에 따라 정치적 의미 클 수도
"승패 가늠 힘든 현 판세에서는 모든 가능성 열려 있어"
아울러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0%는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향후 단일화 논의의 문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자신이 요구한 '여론조사 경선 방식'이 수용되지 않았던 점을 꼽았기에 윤 후보가 전격적인 수용 결단을 내릴 경우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 경우 물리적인 시간이 매우 촉박해 실현 가능성 여부에는 의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특정한 계기를 통해 후보들의 심경 변화가 있을 경우, 전격적인 '1대1 담판'을 통해 극적인 합의에 이르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각에서 양 측의 협상 실무진이 단일화안 합의를 완료했음에도 안 후보의 최종 거부로 판이 깨졌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지금 시점에서는 결국 후보 당사자들이 결론을 내리는 것 외에는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으로 김동연 새로운 물결 후보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4강 후보에 비해 다소 미미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완주를 포기한다는 전제 하에 김 후보가 여야 어느 편에 서느냐가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를 잡는 쪽이 중도층 포용과 선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고, 초박빙인 현재의 판세에서는 무엇보다 소중하게 다가올 수 있는 1~2%p의 지지율 제고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윤 후보가 지난 24일 김 후보와 회동을 가지며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디데이가 한자릿수 안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도저히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현재의 판세라면, 어떤 예상치 못한 정치적 빅이벤트가 성사될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공식 선거전도, 물밑에서의 치열한 신경전과 눈치싸움도 계속해서 가열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