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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단일화 협상' 일지 공개…"安측, 사퇴명분 요구하다 '결렬' 선언"


입력 2022.02.27 16:11 수정 2022.02.27 16:1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尹, 유세 일정 취소하고 긴급 기자회견

安과의 단일화 협의 과정 상세 공개

安측, 단일화 제안도 결렬 통보도 먼저

尹 "결렬 이유 알 수 없다…지금이라도 만나고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과 진행됐던 후보 단일화 관련 협상 일지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단일화 성사를 위해 공개적으로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는 게 단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는 이유에서다.


윤 후보는 이날 당초 예정됐던 TK(대구·경북) 지역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어제 최종 합의를 이뤄서 양 후보에 보고가 됐고,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어 "안철수 후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없었다"며 세세한 협상 일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측이 공개한 협상일지에 따르면, 양측의 단일화 협상은 지난 7일 최진석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하며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와 교감 후 연락한다며 단일화 조건을 선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뜻이라면 전폭 수용할 의사"를 밝히고 "공동정부까지 구성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최 위원장은 재차 윤 후보에게 전화해 "안 후보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통보하며 1차 협상 시도는 미진하게 끝이 났다.


2차 협상 시도는 국민의힘 측에서 시동을 걸었다. 윤 후보로부터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이태규 선대본부장에게 안 후보의 승인을 받아 만나자고 제안했고, 11일 두 사람이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 본부장은 13일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갖기 전 이를 먼저 고지하기도 했다.


이후 16일 안 후보의 유세차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윤 후보는 당일 즉시 조용한 선거 운동으로 기조를 전환할 것을 지시했다. 관계자는 "장례식장에서는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해 단일화 문제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동행 시그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논의는 더욱 다급하게 흘러갔다. 이 본부장은 지난 17일 장 의원에게 전화해 윤 후보의 주말 일정을 문의했고, 두 사람은 다음날 저녁 회동을 갖기도 했다.


그러다 19일, 이 본부장은 "내부 회의 후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가 발생했다"며 부정적 기류를 전달했다고 한다.


윤 후보가 직접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 이떄부터다. 윤 후보는 지난 20일 직접 통화를 시도했으나 불발된 뒤, 안 후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통화에서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어느 누구로부터도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이야기 듣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실무진들간의 사전 협의 필요성을 말했고, 윤 후보는 "실무진을 정해달라"고 했으나 이후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통화 다음날인 13일 '단일화 제안 철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후보 측은 안 후보의 공개적 '결렬' 선언 이후 수차례에 걸쳐 안 후보에게 윤 후보의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24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안 후보에게 직접 회동을 제안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26일 상황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어제 양측 전권 대리인들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회동을 했고, 최종 합의를 이뤄서 저와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다"며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는데, 다시 저녁에 안 후보께서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더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동일지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장제원 의원에게 전화해 그간 대외적으로 완주 의사를 표명해온 안 후보가 완주를 철회할 만한 명분을 추가적으로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전달했으나, 안 후보는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고 목표로 이동했고, 이 본부장이 27일 오전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했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최종 합의 단계에서 갑자기 결렬된 것이 데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유는 저희도 알 수 없다. 그쪽에서도 오늘 아침에 답이 오기를, 이유가 뭐냐니까 그쪽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단일화 성사를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안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안 후보와 흉금을 터 놓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안 후보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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