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 많이 나는 구조 알고 설계했다면 같이 들어가야"
“대장동 개발사업, 이재명이 경기도지사가 되는데 가장 큰 치적”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민용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성남시장실에 보고하자,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간 사업자들의 이익을 걱정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 변호사는 서강대 선배인 남욱 변호사의 소개를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으로 입사했으며,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직접 작성한 주요 실무자다. 또한 최근 제2경인고속도로 인근 배수구에 버려져 있던 일명 '대장동 문건 보따리'의 소유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28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1일 이뤄진 검찰 신문에서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정 변호사가 이재명 대선후보와 만나 나눈 대화를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 신문 당시 남 변호사는 “정민용이 공모지침서 작성 후 공모를 발표하기 직전에 시장실에 가서 공모지침서를 직접 보고했다. ‘공공 이익을 확정이익으로 확보하는 건 좋지만 이렇게 만들어 가지고 민간 사업자가 들어올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한다”고 진술했다.
검사가 “피의자(남욱)는 정민용에게 뭐라고 답변했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그거 언론에 나가면 이재명 낙마하겠다고 했다”는 답했다.
곧바로 검사가 “이재명이 낙마하겠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당시 민간 사업자들에게 초과이익을 몰아줬다고 언론 기사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재명이 자기가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다고 인터뷰를 했다”며 “이재명이 오히려 민간 사업자들을 걱정하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이재명을 뽑지 않을 거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당시 이재명 시장이 사업구조를 모른 상태에서 답한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걱정한 척을 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남 변호사는 “만약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를 모르고 설계했다면 능력이 없는 것이고,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를 알고 설계했다면 저희랑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가장 큰 업적이었고, 가장 큰 공약 사업이었다. 이재명이 재선에 성공하고 경기도지사가 되는데 가장 큰 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재명 후보는 “민영 개발로 업자 배불리기에 들어갔을 개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안정적으로 확실하게 성남시가 공공 환수했다”며 대장동 개발 사업의 공공성을 ‘모범 사례’로 내세웠다. 민간업자들에게 천문학적인 초과이익이 돌아간 것에 대해선 자신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남 변호사는 같은날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의중이 대장동 사업 구조에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검사가 “정민용이 유동규의 지시를 받아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게 맞느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 내가 듣기로 확정이익은 이재명 지사의 지시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