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순천 유세 시작으로 텃밭 다지기
'민주화 성지' 강조하고 '김대중 마케팅'
윤석열 당선되면 "검찰 왕국" 공포감 조성
"대선 후 5·18 묘역 누가 올지 상상해보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전남 순천 유세를 시작으로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그간 정장 차림으로 선거운동과 유세에 나섰던 이 후보는 처음으로 민주당 공식 파란색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호남이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만큼, 민주당성 강조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전남 순천 연항패션거리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이 했던 가장 큰 패악이 지역을 가른 것"이라면서 "지역을 갈라 갈등시키고 지역주의의 큰 뿌리를 남긴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먼저 날을 세웠다.
이어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퇴보가 아니라 진보했던 곳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이고 민주당이 곧 변화·혁신·진보·개혁의 중심 아니겠느냐"고 호남을 '진보의 성지'로 규정한 뒤 "민주주의가 활짝 핀 나라, 인권과 평등, 평화가 보장되는 김대중이 꿈꾼 세상을 제가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다면 "검찰 왕국이 열리고 왕으로서 검사들이 국민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며 이른바 '공포 마케팅'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국민의 맡긴 권력과 총칼로 우리 국민을 핍박했던, 살상했던 군사정권의 역사가 있다"며 "그 오랜 시간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느냐"고 상기시켰다.
특히 이 후보는 "여러분 상상을 해보시라. 3월 9일이 지나고 3월 10일 대선이 열리고, 5·18 묘역에 어떤 대통령이 참석하게 될 것인지"라고 물었고, 유세를 듣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안보위협은 물론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작한 남북대화가 단절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군사적 위기, 안보위기를 조장해 표를 얻는 시기는 갔다. 그러나 아직도 그런 구태정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도대체 사드는 어디에 설치를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가는 세상으로 갈 것인지, 정치 보복이 횡횡하는 퇴행하는 정쟁의 세월이 다시 시작할지, 촛불을 들어 힘들게 만든 세상이 지워지고 촛불 이전으로 되돌아갈지 (대선에서) 결정된다"며 "그것을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거시기"를 외쳤고, 지지자들은 "해불자"라고 답하며 호남지역 첫 유세가 끝났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와 나주를 거쳐 광주 집중유세로 지지세를 이어갈 방침이며, 19일부터는 전북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후보의 순천 유세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친문 맏형 홍영표 의원, 김승남 전남도당위원장, 김회재 의원, 소병철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수백여 명의 지지자들이 아침 추위를 뚫고 현장에 나와 이 후보를 반겼다.
이 후보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이낙연 전 대표는 "위기에는 위기를 해결할 결단력과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정부와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그래도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결단력과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