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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업 매출 늘어도…‘고용 없는 성장’ 심화”


입력 2022.02.14 14:04 수정 2022.02.14 14:1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매출 1%p 늘 때 고용 0.29%p 증가

300인 미만 서비스업 고용 창출 둔화

매출증가율 1%p 변화에 따른 고용증가율 그래프. ⓒ한국은행

기업 매출이 증가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성장과 고용 간 관계: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과 고용간 관계가 약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 국내 기업 4만1467개의 고용 민감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4년~2019년 기업 매출증가율이 1%p상승(하락)하면 고용 증가율은 0.29%p상승(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 성장과 고용간 관계는 둔화 추세로, 고용 증가율 변동 폭은 2014년~2016년 0.31%p에서 2017년~2019년은 0.27%p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고용민감도가 하락한 이유로는 매출이 증가한 300인 이상 제조업과 300인 미만 서비스업의 고용창출력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규모 서비스 기업의 경우 고용 창출 둔화 움직임이 더욱 뚜렷했다.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은 매출 증가에 대한 고용 민감도가 2014~2016년 0.28%p대비 2017년~2019년 0.13%p 하락했다. 경쟁 심화로 인해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숙박음식, 정보통신, 사업시설,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의 고용 창출이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이 증가한 300인 이상 기업의 고용민감도가 하락했다. 이는 생산직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기계장치 및 설비투자가 늘면서 고용창출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상승한 제조업 기업의 2017년~2019년 기계장치 연간 증가액은 2014년~2016년에 비해 3배 증가했다.


노동생산성 수준별 고용민감도의 경우 최근 매출증가·300인 미만·서비스업 기업 중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0인 미만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 창출력은 0.08로, 300인 이상 고생산성 기업(0.52)보다 크게 낮았다.


이 또한 매출원가율 상승에 따른 비용상승 압력, 인력감축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고용을 늘리기 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더 적극적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의 고용창출력 강화를 위해 기업의 역동성 제고, R&D 활성화, 노동친화적 혁신활동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충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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