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고령 은퇴자 복귀 더딘 이유, 건강 요인 때문"

감염병 우려 완화돼야 재진입 빨라질 듯

미국 고령층 위기시 주요 지표 그래프 ⓒ 한국은행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고용 상황은 경기회복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노동공급 차질은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기 은퇴를 선언한 고령층은 건강 문제로 시장 복귀가 더딘 상황이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미국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주요 요인 분석(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의 고령층(55세 이상)은 핵심연령층(25~54세)에 비해 팬데믹 초기 노동시장 이탈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반면 이후 노동시장 복귀가 지연됐다.

고령층의 노동시장참가율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2008~2010년)시 상승 흐름과는 달리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은은 미국의 고령자 패널데이터를 이용해 조기은퇴 요인을 분석했다. 실증 분석 결과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대부분은 연금혜택, 건강보험 및 건강상태의 변화를 통해 설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자산가격 상승, 정부로부터의 이전소득 증대 등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직장연금의 혜택 축소와 코로나19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인식은 유의미하게 은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근무하는 직장의 건강보험 혜택이 줄어든 점도 고령자의 근로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령자 조기은퇴의 주요 요인으로 언급되는 자산가격 급등 및 정부 이전지출 확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 인종, 미미한 사회보장 노령연금액,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 등도 노동시장 이탈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미국 고령자 조기은퇴의 주된 요인이 연금혜택, 건강보험 및 건강상태의 변화라는 분석 결과에 따르면 향후 감염병 우려가 충분히 완화되어야만 고령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여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리적·심리적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 또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발생하는 인적자본 손실로 이들의 근로유인이 약화되는 문제 등은 고령층 노동시장 재진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