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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친여 유튜버 밀월관계 결말은


입력 2022.01.30 02:01 수정 2022.01.30 01: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尹, 유튜브와 거리…李 측은 적극 활용

기성언론 불신 큰 與 지지층 특성 반영

김건희 의혹, 유튜브서 시작해 與 공론화

'왝 더 도그' '내부 분열' 등 부작용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캠페인 차이점 중 하나는 유튜버들과의 관계설정이 꼽힌다. 윤 후보가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 후보 측은 호의적인 유튜버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선거에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실제 '쥴리'부터 시작해 무속 등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의혹은 친여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해 민주당이 공론장으로 끌어낸 게 대부분이다. 이 후보도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일정 중 유튜버들과의 간담회를 따로 진행할 정도로 살갑게 챙겼고, 생중계를 위해 이 후보 일정을 따라다니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야권에도 규모가 있는 유튜버들이 적지 않지만, 친여 유튜버들의 경우 당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힘의 차원이 다르다. 지난해 8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법사위원장 반환 협상에 합의한 것을 두고 일부 유튜버가 강하게 반발하자, 당 지도부가 부랴부랴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수렴에 들어가는 등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라 전당대회나 당내 경선에서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후보들이 각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이제 민주당 내에서만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됐다.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를 꺾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면에는 김용민TV, 이동형TV, 시사타바, 열린공감TV, 새날 등 상당수 친여 유튜브 채널의 지원이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야권과 달리 이들의 영향력이 막강한 데에는 기성 언론에 대한 반감이 큰 민주당 지지층 고유의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의 오랜 당직자는 "민주당 지지층은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크며 대안 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발전과 함께 유력 방송인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왝 더 도그(Wag thd Dog)' 현상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지지층의 문자폭탄이나 한 유튜버의 '이재명 선거운동 SNS 실적'을 감시하겠다는 말에 의원들이 눈치를 봤던 게 그 일례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전체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 쓰지 말자고 하면서도 내심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했었다.


이와 관련해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인물과 사상 - 김어준' 편에서 "김어준의 활약이 거세질수록 야권은 겉으로 화를 내는 척하면서도 내심 흐뭇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이들은 내내 민심과 멀어지는 길을 내달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에게 아첨하기에만 바쁘니 참으로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지지층 내부 분열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상대 후보 지지층을 서로 '똥파리' '찢빠' 등으로 비하하는데 앞장섰고, 경선이 끝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똥파리'는 친문 강성 지지층을, '찢빠'는 이 후보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멸칭이다. 최근에는 열린공감TV와 김어준 씨가 'AI 이재명 욕설 영상을 강성 친문 지지층이 유포할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고, 이를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이 인용하면서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만드는 일도 있었다. '똥파리'라는 멸칭도 그대로 인용됐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유튜버나 소위 친여 방송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그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공당이 공론의 장으로 끌고 들어오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 과정과 결과를 바탕으로 당내에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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