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읽기, 인상폭 최대 0.5%p
한은, 2~3차례 1.75% 이상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1~2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금리를 1.5% 안팎까지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보다 매파적 색채가 강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결과(FOMC) 여파로 한은의 긴축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2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4일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본회의가 열린다. 당초 시장은 1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렸고, 대통령선거를 불과 2주일 앞둔 시점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연준이 예상보다 더 과감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올해 6~7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로 0.25%p 추가 인상하면서 미 정책금리(0.0~0.25%)와의 격차를 1.25%P로 벌렸지만, 미국이 7번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최소 2% 이상 금리를 올려야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당장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0.50%p나 뛰어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FOMC 회의 결과가 나온 직후 지난 27일 박종석 부총재보 주재로 열린 한은의 ‘상황점검회의’에서도 이같은 메시지가 읽혀진다. 박종석 부총재보는 “FOMC 정책 결정 내용이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으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다소 매파적” “미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빨라지는 만큼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앞서 이주열 총재 역시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후에도 기준금리를 1.50%까지 올려도 긴축이 아니라며 추가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금통위에서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긴장이 극도로 올라간 상황은 여전히 부담이다. 3월 이후의 금리 인상은 이주열 총재의 뒤를 이을 신임 총재가 통화정책의 방향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전망이 2021년보다 높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연준의 통화정책 압박을 높이고 있다”며 “1월 FOMC 매파적 해석 이후 국내외 통화정책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한은의 금리인상 기대는 1.75% 혹은 그 이상도 염두에 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3회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4회로 수정하고, 3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5%이상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1월 금통위 이후 연말까지 한은 기준금리 전망은 1.50%에서 1.75%로 수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