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트집 잡아 결재 미뤘을 박은정 모습 가히 짐작되고 남아"
"박하영 차장검사 양심 택했을 것…압제 속에서도 자리 지킨분들 기억하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성남FC 의혹' 재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는 박은정 성남지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수정 교수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그녀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녀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징계사유를 뒤집어 씌우려고 부하 검사의 의견조차 깡그리 무시하고 상관을 패싱해 추미애 장관에게 직보하던 박은정 전 감찰담당관"이라며 "현재 성남지청장이기도 한 그녀는 성남FC의 뇌물 의혹을 덮기 위해 후배 검사의 수사를 방해한 잘못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사노라면'을 부르며 사의를 표명한 박하영 차장검사는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아니하고 양심을 택했을 것"이라며 "감찰위원회에서 억지 주장을 장황하게 펼치던 그녀의 모습을 상기하자면, 이유 없는 트집을 잡아 결재를 미루었을 박은정 지청장의 모습이 가히 짐작되고도 남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디 다음 정부에는 꼭 정권교체가 돼 원칙과 양심을 따르는 일이 징계 사유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며 "이와 함께 부당한 압제 속에서도 제 자리를 지켰던 많은 분들을 기억해 주기도 기대해 본다"강조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박하영 차장검사는 상급자인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재수사를 가로막았다며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지난 25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더 근무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방법이 없다"며 "꼭 공유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고 들국화의 '사노라면' 1절을 직접 부른 음성 파일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후보가 2015~2017년 성남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성남FC 구단주를 맡았을 때 6개 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고 해당 기업들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앞서 경기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제3자뇌물제공 혐의로 고발된 이 후보에 대해 3년 3개월여의 수사 끝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고발인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같은 해 10월 성남지청에 사건이 송치됐다.
이후 성남지청 형사1부(부장 김윤후)가 사건을 배당받아 검토했지만,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도 없이 사건을 뭉갰다는 논란이 일었다. 박 차장검사는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박 지청장이 수개월에 걸쳐 수사를 막았다는 게 박 차장검사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