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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위험 보장' 대안보험 등장에 업계 촉각


입력 2022.02.03 06:00 수정 2022.02.03 07:0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변동성 불안에 보장 꺼리는 보험사

투자자끼리 리스크 분담 시도 눈길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뉴시스

가상자산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이와 관련된 위험을 보장 상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확대되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대안보험이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에 투자자들이 위험도 공동으로 나누는 탈중앙방식의 상품이다. 보험사 대신 소비자 스스로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새로운 시도에 국내외 보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와 연계된 위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런 리스크를 보장하는 보험사의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보험업계를 통한 보장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과 환위험, 보안·시스템위험, 규제 불확실성 꼽힌다.


그런데 최근 일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보유자들이 가상자산 풀을 형성해 보험금 지급 재원을 마련하고, 보험금 지급 여부까지 관여하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이 시도되고 있다.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가상자산 관련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이 플랫폼을 통해 자율적으로 모여 전문가 집단을 형성하고, 이렇게 형성된 탈중앙화 자율조직이 보험사를 대신해 위험을 평가하고 보험금 지급 심사에도 참여하는 사업 모형이다.


이는 주로 투자자가 위험 대비 기대 수익이 높은 곳에 투자할 것이라는 사실에 기반 해 보장하는 위험의 크기를 평가하게 된다. 또 사건 예측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은 실제 사건이 발생할 확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이 같은 크라우드소싱 방식의 위험 측정법으로 기존 보험 계리 방식의 위험 측정법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가상자산 풀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보험사의 주주와 같은 역할이 되고, 보험 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 혹은 가상자산 풀의 투자 수익으로 창출된 이익을 지급 받게 된다. 대안보험 플랫폼은 커뮤니티에 기반 한 투표 방식이나 일정 기준을 충족할 때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코딩방식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해외에선 이미 서비스 현실화


실제로 해외에서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 플랫폼으로 이더리스크, 넥서스뮤추얼, 브릿지뮤추얼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보험 상품이 보장하지 않는 가상자산 생태계 관련 다양한 위험에 대해 보장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더리스크는 가상자산 지갑의 도난이나 해킹, 가상자산 기반의 담보물 가치 하락에 대한 위험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넥서스뮤추얼은 가상자산 가치의 하락 위험, 스마트계약 관련 코딩 오류, 가상자산 거래소 및 수탁기관의 인출 중단이나 해킹 관련 위험에 대한 보장 서비스를 선보였다. 브릿지뮤추얼은 스마트계약 해킹이나 기타 범죄 행위로 가상자산에서 영구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를 보상한다.


문제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의 경우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법적 근거의 부족 등 장애 요인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보험은 계약자 보호를 위해 지급여력제도 등 규제를 활용하지만,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스마트계약이라는 코딩방식에 따른 자동화된 시스템을 이용한다. 또 기존 보험에서는 소비자 분쟁 발생 시 소비자 권익을 구제하기 위한 분쟁조정제도 등 소비자보호제도가 갖춰져 있지만,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거래 실행에 대한 위험 배분 및 법적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통제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장윤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에 따라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이 부상하고 있고, 향후 다양한 종류의 위험 보장 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안보험에 대한 해외 보험산업의 관심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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