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가 허물 안고 도덕성 공세 펴다 역풍
선무당 같은 정치꾼들의 ‘국정굿판’ 숱하게 봐
부정선거 막는 것보다 중요한 선거운동 없다
대선이 윤석열 쪽으로 가닥을 잡는 판세다. 범여권의 극성 네거티브와 이재명의 ‘폭풍눈물’에 이은, 네거티브 자제 호소(90분 만에 김용민 최강욱이 국회에서 엎었다)와 ‘아무 말 대잔치’ 퍼레이드는 그 지표로 읽힌다. 국고 탕진 포퓰리즘 쇼는 밑천이 떨어지며 약발도 다했다. “박근혜 존경한다 했더니 진짠 줄 알더라”는 개그 한 편은 진정성을 더 깊이 파묻었다.
그들보다 더 그들을 무너뜨리는 사람은 없다. 숯이 검정을 나무란 격이었다. 제 눈의 대들보를 남의 눈에 든 티끌로 덮으려던 계략이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씨 뿌린 대로 정직하게 거둔 열매다. 신망을 잃은 집단의 필연이며, 정권의 운명이 끝나 감을 예시하는 것이기도 하다.근원은 자칭 촛불혁명 세력의 위선, 거짓말, 무능의 한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의 안정적 우세는 뚜렷하다. 정권교체, 정권연장 여론도 6대4 정도로 지속된다. 리얼미터(YTN 의뢰)가 조사한 결과로는 윤석열 44.7% 이재명 35.6% 안철수 9.8%로, 윤석열이 오차 범위를 넘어섰다. 코리아정보리서치(뉴스핌 의뢰) 조사에서는 윤석열 42.4% 이재명 35.6% 안철수 8.8%였다. 국민의힘 내홍 때 반짝했던 안철수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돌아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의 민주당은 김건희 사적통화 폭로에 한껏 고무됐다. 송영길은 지체하지 않았다. 윤석열과 부인, 장모를 가족범죄단으로 묶어 강공을 개시했다. 며칠 뒤, 그 장모는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유죄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가 풀려난 상태에서 2심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재명 일가의 허물과 의혹(전과, 쌍욕, 대장동, 변호사비, 혜경궁김씨, 도박, 성매매 의혹, 살인 등)을 안고 도덕성 공격에 나선 담대함에 경의를 표할 일이다.
이재명 일가 허물 안고 도덕성 공세 펴다 역풍
몰래 녹음 당한 사적 통화에서 김건희는 “보수가 박근혜를 탄핵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진보)이 윤석열을 배신하고, 후보로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다. 조국 수사를 민주당이 너무 키웠다, 안희정이 불쌍하다, 조국 딸을 보면 속상하다는 말도 거의 ‘팩트 폭격’이다. 쿨하게 내던진 김건희 사담(私談)은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있는 척하나 천박한 국민밉상이 적잖아서일 것이다.
민주당의 강공은 패배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윤석열 부부를 무속 프레임에 가둬 난타하려던 책략은 민심의 역풍에 무너졌다. ‘김대업 추억’은 다시 오지 않았다. 사적 통화 내용이 마땅찮은들 촛불 탈레반의 그것만 하겠느냐는 반감이 컸을 것이다. 선무당들의 ‘국정 굿판’을 라이브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 때의 ‘청와대 굿’ 날조 광풍까지 지켜 본 터다.
때맞춰 이재명 비사(秘史) ‘굿바이, 이재명’이 출간되고 판매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이재명의 형수 ‘찢욕’을 균형 보도하라는 여론은 60%를 오르내린다. 역(逆)반전을 자초한 촛불집단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없는 죄 만들어 감옥 갈 것 같다”는 이재명 연설이 나오는 데까지 이르렀다. 야당을 중심으로 “그럴 필요 없다. 있는 죄들로 충분하다”는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명은 단박에 “감옥 얘기는 내 말이 아니다”고 뒤집었다.
선무당 같은 정치꾼들의 ‘국정굿판’ 숱하게 봐
성남 연설에서 이재명은 억울하다며 울부짖었다. 지지를 읍소(泣訴)하는 동안 흰 손수건으로 연신 안경 너머 눈물을 훔쳐냈다. 그가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이라고 개탄한 대목에서 이재명 스타일은 절정을 이뤘다. 그러면서 3040 장관을 기용한다고 했다. 선후좌우를 분간하기 어렵게 돼 버린 이재명 공약은 거의 아무 말 대잔치로 발전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앞에서 여야 모두 합심해 공동정부를 만들자고 나설 지도 모른다.
민주당이 원인을 제공한 일부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송영길은 말했다. 4.7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생태탕 참패’를 잊지 못할 것이다. 다른 두 지역구를 놓고는 원인 제공자(국민의힘) 측의 무공천을 압박한다. 송영길은 정치교체를 위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또 윤미향(재판중) 이상직(복역중)에 야당 박덕흠(수사중)을 엮어, 시간이 흘러버린 일을 ‘신속히’ 제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렴 쉽게 물러서면 촛불인일 수 없다. 이재명 송영길은 책임정치를 역설하며 정작은 정권연장에 몰입했다. 촛불전사 최강욱은 “노년층의 맹목적 지지와 청년층의 화풀이 지지가 염려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또 다른 촛불첨병 김용민은 대법원의 정경심 유죄 확정 직후 “재판운(運) 판사운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며 사법개혁을 다시 소환했다. “이재명 후보님이 오신다고 해 (지역구) 거리 청소를 했다”고 자랑한 분이 그다.
부정선거 막는 것보다 중요한 선거운동 없다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것은 뜬금없는 일이 아니다. 드루킹 여론조작, 울산시장 선거 하명수사만 해도 땅에서 솟아나지 않았다. 재작년 4.15 총선 사전투표(26.69%)는 부정선거 논란의 사단(事端)이었다. 투표함 보관상태 변형, 각각의 기표도장, 사전 인쇄되고 무게와 좌우여백이 다른 투표지, 접착제 테이프로 붙인 투표지가 5개 지역 선거무효소송 재검표에서 쏟아졌다. “관리부실을 넘어 조직적 부정선거”라는 애탄 부르짖음에 메아리는 없었다.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 2900명의 분연(奮然)은 암울한 시대를 경고한 빛이다.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 조해주를 상임위원 임기 만료에 맞춰 비상임위원으로 앉히려던 꼼수를 그들은 까부쉈다. 4.15 부정선거 의혹을 건드릴 자신이 없고, 3.9 대선 수(手)개표 전환을 안 하고 못할 거면 이미 있는 것으로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투표 관리관 날인, 투·개표 참관, 사전투표함 먼저 개봉, 투표함 관리, 개표집계 어느 하나에서도 야당은 눈을 떼서 안 된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먹을 것을 찾는 때다. 때려잡아야 한다.” 싫어도 조국의 이 금언 만큼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촛불혁명의 그 많던 선거 기술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지 않으면 정권탈환은 물 건너간다. 부정선거 막는 것을 뛰어넘는 선거운동은 없다.
글/한석동 전 국민일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