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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톱’ 품은 세븐일레븐, 포텐 터질 때까지 남은 과제는?


입력 2022.01.27 08:53 수정 2022.01.27 09:1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인수

미니스톱 점주·임직원 이탈방지 관건

양사 수익성 개선도 해결해야 할 문제

세븐일레븐 한남UN점ⓒ세븐일레븐

롯데지주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키로 하면서 롯데는 단번에 편의점 3강으로 부상하게 됐다. 과감한 베팅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미래성장동력 확보다.


다만, 인수 확정과 동시에 미니스톱 가맹점주와의 계약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과거 바이더웨이 인수 당시 겪었던 ‘한 지붕 두 가족’ 속앓이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로열티 협상 등 완주까지 적지 않은 변수를 해결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최근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일본 유통기업 이온(Aeon)그룹이 보유한 지분 100%를 3134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가 완료하면 롯데의 편의점 계열사 점포는 1만4000여개로 증가한다. BGF리테일, GS리테일과 본격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롯데그룹의 결정으로 CU와 GS25가 펼치던 선두권 경쟁은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3파전으로 재편됐다.


이는 편의점 자율규약(기존 편의점 반경 50~100m 이내 신규 출점 금지)에 따라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점포를 획기적으로 늘릴 마지막 기회를 붙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편의점 사업은 이른바 ‘규모의 경제’로 통한다. 점포 수는 업계 순위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시에 편의점 업계 ‘빅3’ 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점포 수가 매출로 직결되는 편의점 업계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체급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특히 롯데는 이번 인수를 통해 퀵커머스 경쟁력을 강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근거리 상권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한 유통시장에서 미니스톱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는 단번에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자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퀵커머스 시장의 인프라 차이가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가맹점의 규모에서 발생한다”며 “점포가 많을수록 ‘바잉 파워’(구매력)가 확대돼 납품업체와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함과 동시에, 물류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드드림 이태원 중앙점ⓒ세븐일레븐

롯데는 미니스톱이 시장 초기에 선점한 우수한 입지와 경쟁사 대비 넓은 면적을 강점으로 꼽는다. 미니스톱은 2016년부터 25평 안팎을 표준 면적으로 한 ‘중대형’ 매장 위주 출점 전략을 펼쳐왔다.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서는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의 즉석식품 노하우를 ‘푸드드림’에 접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푸드드림은 즉석식품과의 차별화를 앞세워 세븐일레븐이 공을 들이고 있는 점포다. 대형 점포 출점을 기본으로 하지만, 입지선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니스톱이 보유한 간편식 노하우와 레시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1990년 출범한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 판매를 시작하고, ‘수퍼바이츠’라는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편의점 업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왔다.


이 밖에도 롯데는 미니스톱의 넓은 면적을 활용해 전기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케어, 세탁 서비스 등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의 한 미니스톱 편의점 모습.ⓒ뉴시스

다만 시장 안착을 위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업계에서는 미니스톱 점주의 목소리를 통일 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인수 후 미니스톱 가맹점포의 브랜드를 세븐일레븐으로 교체하려면 그만큼 가맹점주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코리아세븐이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이후 ‘세븐일레븐’으로 바꾸는데 상당기간을 소요한 전례가 있다. 당시 임차권을 보유, 운영하는 상당수의 점포들이 브랜드 전환에 부정적이어서 간판을 교체하기까지 무려 10여년이 걸렸다.


혹시 모를 미니스톱 임직원들의 이탈은 물론 수익성 개선 방안도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매출 1조795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매출이 4조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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