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상장 보단 신사업…지속가능성 봐야
거래소 생태계 재편에 무분별한 상장 제한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대장주들의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신사업을 앞세워 정면돌파에 나선다. 공격적인 알트코인 상장으로 당장의 손실을 메꾸기 보다는 지속가능성 확보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이 이전 보다 더욱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의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일 거래량은 5조5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2조원을 넘어섰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주요 거래소들의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위축된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암호화폐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거래량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기준 글로벌 비트코인 거래량은 49억달러(한화 약 5조8432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 때 200억달러에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더리움 역시 30억 달러(약 3조5775억원)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거래소들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알트코인을 공격적으로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에서 줄어든 거래량을 신규 알트코인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빗썸은 최근 주요 코인들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위믹스를 비롯한 ‘알짜’ 알트코인의 선방으로 타격이 덜했다. 위믹스의 경우 이달 업비트에 상장되기 전까지 빗썸에서만 거래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다만 무분별한 알트코인 상장에 나설 경우 스캠(신용사기) 피해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거래소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선택지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거래소들 역시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과 단순히 거래에만 의존하는 사업 모델 탈피를 위해서라도 대체불가능한토큰(NFT)과 같은 신사업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업비트의 경우 NFT 거래소와 암호화폐 스테이킹 서비스 등을 시작하며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킹은 특정 가상자산을 해당 프로젝트 재단 등에 맡기고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 검증인으로서 참여해 이자를 받는 형태다.
빗썸 역시 최근 NFT 거래소 사업을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인원과 코빗 역시 각각 스테킹, 메타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암호화폐 시장이 막 태동하던 시절에는 가입자 유치 경쟁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알트코인을 상장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도 보유 코인을 늘리는데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는 4대 거래소 체제로 개편된 데다 시장이 성숙하면서 스캠과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무분별한 알트코인 상장은 지양되고 있다”며 “거래소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줄더라도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 제공과 지속성장이 가능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