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24일 상장심사 대상 결정
거래소, 코스닥 정화작업 '엄벌주의' 접근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시장에선 '도미노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소액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레드카드를 꺼낸 만큼 향후 상장 적격성 심사에 오른 기업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24일까지 신라젠과 유사한 횡령·배임 문제로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조사 상황에 따라 15영업일까지 기간이 추가될 수 있어 다음달 중순까지는 대상 여부가 가려진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다음날부터 거래가 재개되지만, 심사 대상이 되면 한 달 안팎의 실질심사 이후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의결을 받아야 하는 등 거래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년 8개월간 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도 다음달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를 앞두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성분 논란으로 2019년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선 신라젠 상장폐지 이후 시장 퇴출 기로에 놓인 다른 기업들도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당초 시장의 예상과 달리 신라젠에 단호한 결정을 내린 배경도 '코스닥 정화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신라젠 이슈가 코스닥 신뢰도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엄벌주의'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실제 신라젠은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웃돌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코스닥 간판주였다. 하지만 2019년 8월 미국에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3상이 중단된데 이어 경영진이 횡령·배임으로 구속기소되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이후에도 코스닥 시장은 상장사의 횡령, 배임, 비자금 조성 등 내부 비위 문제가 잇따르며 '고질병 못 고친 코스닥', '못 믿을 시장'이란 오명을 써왔다.
신라젠이 당장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기심위의 결정은 법원의 '2심' 판결에 해당한다. 다음달 18일 '3심'인 코스닥시장위원회 결정을 지켜봐야 하고, 여기서 상장폐지가 나오더라도 회사의 이의신청으로 기사회생을 노려볼 수 있다.
그사이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신라젠은 거래소가 요구한 개선사항을 모두 이행했으니 거래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1500명이 넘는 주주들이 몰려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