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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화법’과 달랐다...김건희, 뜻밖의 인기


입력 2022.01.21 00:00 수정 2022.01.20 23:56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자연스러운 모습에 ‘걸크러쉬’ 열광

‘팬덤현상’ 확대해석 경계 목소리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MBC 7시간 녹취록’ 공개 이후 뜻밖의 인기를 얻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할 말 다 하는 시원시원한 모습’에 대중들이 매력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한다. 정제된 ‘여의도 화법’을 구사하지 않는 김씨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노출되면서, 오히려 호감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20일 오후 10시 기준 김씨 네이버 팬카페 ‘김건희 여사 팬카페(건사랑)’ 회원수는 4만2000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19일 개설된 이 카페는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 이후 가입자가 급등하고 있다. 회원수는 18일 1만명, 전날에는 3만명을 넘겼다.


'굿즈' 만드는 김건희 팬카페...공개지지 예고
원더건희 이미지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은 김씨의 얼굴을 영화 포스터와 합성한 ‘원더건희’를 공개한 데 이어 ‘건사랑 굿즈(마스크)’ 제작에도 나섰다. 카페 운영자는 “조만간 강남역에서 김건희 여사 지지 집회를 할 생각”이라며 “그때 나오시는 분들에게는 제가 한 장씩 나눠드리겠다”며 공개 지지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정치권도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호재라면 호재인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김씨 7시간 녹취록에 폭탄급 발언은 없었지만, ‘안희정 미투’나 ‘조국’ 등 문제성 발언도 있었기에 당에서도 잔뜩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적 문법으로 '김건희 팬덤 현상' 해석 어렵다

이 때문에 기존 정치적 문법으로는 ‘김건희 팬덤 현상’을 해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회적 현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야권 인사는 “녹취록에서 김건희씨는 소위 말하는 영부인다운 고상한 말투나 품격을 보여주진 않았다”며 “세련된 여의도 화법에 익숙한 정치권 사람들은 이질감을 느꼈겠지만, 그래서 반대로 다수 대중들은 열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영부인 이미지를 깨부순 김씨의 거침없는 발언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것 같다”며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들에게 ‘예의 없다’기 보다는 ‘멋있다’고 표현하는 분위기이지 않냐. 어떻게 보면 녹취록에서 김씨는 자기 표현이 확실한 요즘 MZ세대 모습과 비슷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30세대인 선거대책본부 한 관계자도 “애티튜드가 시원시원한 면이 있었다”며 “요즘 우리 사회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매력이 의도치 않게 대중에게 어필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김씨가 ‘대국민 사과’에서 보여준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 모습에 호감도가 올라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생각보다 털털한 김씨 이미지에 인간미가 드러나면서, 대중들이 친근감을 느낀 것”이라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제된 언어였다면 문제가 됐을 만한 발언들이, 사적인 대화를 통해 드러나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리스크 우려했던 '야권 지지층' 결집하는 것일 뿐

다만 ‘김건희 인기’에 대해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건희 팬덤 현상은 김건희 리스크를 우려했던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냉정하게 보면 김건희씨 팬덤이 정치적으로 가공된 면도 있다”며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싫어하는 사람들이 김씨를 지지하는 현상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35~40%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배우자에 대한 지지율도 올라갈 것인데, 이를 호들갑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의아하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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