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탈했던 동교동계 대거 복당
송영길 "이재명 중심으로 다시 모였다"
'대의명분'에 봉합, 공천 문제 갈등 뇌관
친문 "대선이 먼저"…내부는 '부글부글'
권노갑·정대철 전 상임고문 등 옛 민주당 출신 원로 정치인들이 대거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이재명 후보의 ‘대통합’ 기조에 따라 탈당 인사들에 대한 일괄 복당 조치가 추진된 결과다. 민주당은 13일 복당환영식을 열고 “다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됐다”며 자축했다.
송영길 대표는 “김대중의 뿌리에서 나온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 이어 이번에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당을 떠났던 분들에 대해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대통합의 길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씨를 뿌리고 키워낸 민주정부가 굳건히 뿌리 내도록 더욱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에 이재명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권노갑 전 상임고문은 “그동안 떠나 있었던 민주당에 다시 복당하게 되니 참으로 감개가 무량하다”며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 국민을 통합하고, 하늘처럼 섬기는 민주당이 되도록 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대철 전 고문은 “정권 재창출과 이재명 정부를 만들기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복당 환영식에는 권노갑·정대철 전 고문을 비롯해 신순범·이영권·이훈평·류재희·박양수·신중식 전 의원 등 호남권 원로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과 이윤석 전 의원도 함께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천정배·유성엽·최경환·이용주 전 의원 등 호남계 인사들도 복당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를 통해 호남지역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지난 2016년 국민의당 분당 사태에 일조하며 당을 분열로 이끌었고, 무엇보다 문재인 당시 대표를 흔들었던 세력이었다는 게 이유다. 복당자 공천 패널티도 사실상 제거하면서 향후 공천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금은 일단 대선부터 이겨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대선 이후 공천 과정에서 홍역을 치를 수 있다”며 “위기 때 당을 지켰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호남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착잡한 심정”이라고만 했다.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는 송 대표의 발언을 두고 친문 진영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해당 발언을 두고 이낙연 전 대표는 “차별화 선거전략 때문에 문재인 정부 성취까지 달리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 윤영찬 의원은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 같은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었다.
이날도 논란은 계속됐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 방송에서 “검찰의 탄압과 문재인 정부 탄압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며 “우스갯소리로 송영길 대표가 아니면 (이 후보 지지율이) 40%를 돌파했을 것이란 말도 있다”고 비판했다. 설훈 의원은 “정권 재창출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며 “실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