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수 시 CU, GS25와 3강 체제 구축
신세계가 품으면 세븐일레븐과 본격적인 3위 경쟁 돌입
올해 계약 만료 가맹점 5000여점…간판갈이 경쟁 최대 변수
새해 벽두부터 편의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018년에 이어 미니스톱이 다시 M&A 매물로 등장하면서 인수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작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이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다시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편의점시장 재편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롯데그룹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앞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던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매각 대상은 일본 이온그룹의 자회사 미니스톱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전량이다.
미니스톱이 점포 수는 2600여개 수준으로 이마트24에 이어 업계 5위다. 하지만 롯데와 신세계 두 곳 중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편의점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업계 선두는 각각 1만6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CU와 GS25다. 세븐일레븐이 1만1000여개, 이마트24가 58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가 인수할 경우 1만4000여개 매장으로 명실상부한 3강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 선두권인 CU, GS25와 2000개 남짓한 수준으로 단숨에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유통기업들이 편의점을 라스트 마일 배송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의 통큰 배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롯데는 지난 2018년 매각 추진 당시 4000억원이 넘는 가격을 써냈다 거래가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인수를 위한 실사 등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데다 현재는 당시보다 시장 예상가가 2000~3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재무상태 측면에서도 신세계 보다는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작년 3조4000여억원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W컨셉, 프로야구단, 스타벅스 지분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거액을 지출했다.
롯데의 경우 유통 계열사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국 주요 상권에 위치한 매장 부지 등 부동산 자산이 많아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하다는 평가다.
반면 신세계가 미니스톱을 품을 경우에는 2강2중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CU, GS25 등 선두권 두 곳이 2강으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2중으로 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 미니스톱 인수 시 이마트24 매장은 8500여개로 1만1000여개인 세븐일레븐과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통상 연간 편의점 기업 한 곳이 400~500개의 매장을 늘리는 점을 감안하면 4~5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편의점도 다른 유통업종과 마찬가지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만큼 점포 수가 많을수록 수익을 물론 마케팅과의 시너지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편의점에서 100미터 이내 신규 출점을 막는 거리제한이 3년 더 연장되면서 갈수록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미니스톱의 경우 경쟁사와 비교해 대체로 매장 면적이 넓은 편인 데다 편의점 사업 초기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많아 입지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올해 국내 편의점 가맹점 5000여점의 재계약이 도래한다는 점은 롯데와 신세계 모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맹점 지원 수준이 높은 CU와 GS25가 적극적으로 가맹점 영업에 나설 경우 비싼 돈을 들여 인수하고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그만큼의 비용을 더 들여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통 주요 상권 점포가 경우 경쟁사로 갈아탈 경우 최대 1억원의 지원금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2000억원 이상을 가맹점 방어에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그럴 경우 인수가를 비롯해 총 5000억원대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