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오스템 사태로 불거진 '코스닥 고질병'…증권가 "리포트부터 바꿔라"


입력 2022.01.05 13:36 수정 2022.01.05 13:37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전문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한 목소리

"투명한 공개+엄중처벌이 시장 살리는 길"

서울 강서구 오스템인플란트 본사 전경 ⓒ연합뉴스

오스템임플란트의 1880억원대 횡령 사건이 일파만파 하는 가운데 증권시장에선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내부통제 재정비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코스닥 상장사의 자금관리 부실 등 '민낯'을 드러낸 만큼 시장 전반에 걸쳐 회계시스템 점검 등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해 완벽한 재발 방지대책과 확고한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주식 거래 재개 시점을 앞당기겠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절대로 재발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스템임플란트 사태를 계기로 횡령과 배임, 공시 번복 등으로 시장을 어지럽혀온 일부 코스닥기업을 우량기업과 분리하고 강력한 제제를 통해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가 사회전반에 퍼지며 기업 경영 투명성 확보가 중요해진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사건"이라며 "코스닥을 살리려는 모든 시장 관계자들의 노력을 후퇴시킨 이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선 상장사의 대주주나 임직원 횡령·배임·주가조작 등 모럴헤저드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장 신뢰도를 깎아먹는 일이 반복됐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총 1532개사 가운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기 위기에 놓인 종목(보통주)은 106개에 달한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코스닥을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못 믿을 시장'이라고 꼬집는 배경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ESG 경영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에 흐름을 타야 한다"면서 "코스닥 기업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탐방을 잘 받아주지 않거나 정보를 들여다볼 관련 보고서가 드문 점도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증권시장 '발등에 불'…"리포트부터 제도까지 바꾼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ESG 경영이 아젠다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해당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ETF 'TIGER 의료기기'는 7.09% 비중으로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았고,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오스템임플란트를 3.81% 편입했다.


'TIGER 의료기기'는 'FnGuide 의료기기 지수'를,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코스닥150 생명기술 지수'를 각각 추종하기 때문에 기초지수 구성이 바뀌어야만 오스템임플란트 비중도 조정할 수 있다.


더욱이 코스닥시장 대표 지수인 코스닥150에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돼 있어 'KODEX 코스닥150'(1.23%), 'TIGER 코스닥150'(1.21%)을 비롯해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여러 ETF가 숨죽이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오스템임플란트에 3000억원 규모를 빌려준 은행권에서도 신용등급 재평가 작업을 비롯한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신용등급 재평가는 기업 상황이 크게 개선됐거나 악화됐을 경우 진행된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기업을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해당 기업을 시장에서 과감히 퇴출시키는 등의 제도 개선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은 사건인 만큼,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관련 사건의 수사 상황과 회사의 재무제표 수정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