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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기대작’ 타이틀 일주일이면 효과 끝?…1·2회가 최고였던 불운작들


입력 2021.12.30 08:36 수정 2021.12.30 08:3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인간실격’→‘라우드’까지. 1회가 최고 시청률이었던 불운한 작품들

다수의 채널들이 경쟁하는 환경에서 방영 초반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일은 중요하다. 특히 그 기준으로 '시청률'은 아직도 유효하다.


방송 초반 시청률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들도 물론 많지만,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해서 나쁠 것은 없다. 이에 각 방송사들은 톱배우를 기용해 화제성을 높이거나, 초반 강렬한 장면들을 배치해 이목을 끌곤 한다.


그러나 쉽게 안심할 순 없다. ‘인간실격’부터 ‘지리산’,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너를 닮은 사람’, ‘라우드’, ‘오늘 무해’, ‘우도 주막’ 등 올 한 해 무수히 많은 드라마와 예능들이 1회 또는 2회를 최고 시청률로 남겨야 했다.


ⓒJTBC, SBS

배우 전도연의 안방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JTBC ‘인간실격’은 첫회 시청률 4.2%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을 했다. 그러나 2회에서 3.8%로 소폭 하락한 시청률은 4회 만에 2%대로 떨어졌고, 5회에서는 1%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1~2%대의 시청률을 전전했다. ‘너를 닮은 사람’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첫회 3.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지만, 바로 다음 회차에서 2.6%로 하락했다. 첫 회만을 본 뒤 떠난 시청자들을 다시 붙잡지도,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입하지도 못한 채 방송 내내 2%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작품들보다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vN 드라마 ‘지리산’도 초반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은 마찬가지였다. 배우 전지현, 주지훈의 출연과 스타 작가 김은희가 각본을 맡아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이 작품은 1회 9.1%, 2회 10.7%를 기록하며 ‘역시’라는 평가를 받는 듯했지만, PPL과 어색한 CG 등이 크게 논란이 되며 이 이상의 관심을 유발하지는 못했다.


13회까지 방송된 현재까지 2회의 시청률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송혜교 주연의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비롯해 MBC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 후 설렘’, 배우 공효진의 KBS2 ‘오늘부터 무해하게’, 배우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의 tvN ‘슬기로운 산촌생활’ 등 다수의 드라마, 예능이 첫 회만 못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박진영과 싸이가 나선 오디션 프로그램 SBS ‘라우드’는 첫 회 9.0%로 시작해 최종회는 2.7%를 기록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6회 만에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라우드’는 이후 방송 내내 3%대의 시청률을 전전하며 시청자들의 차가운 외면을 받았다.


대다수가 톱배우들을 캐스팅하며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었다. 스타 캐스팅이 초반 관심을 유발하는 데는 여전히 유효했지만, 그만큼 채널을 돌리는 속도도 빨라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BS, MBC

반면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의외의 흥행작으로 남은 작품들도 유독 많은 한 해였다. 6.2%의 시청률로 시작한 KBS2 ‘연모’는 남장을 한 여자 왕 이휘(박은빈 분)와 정지운(로운 분)의 신분과 성별을 넘어선 애틋한 로맨스가 호평을 받으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최종회에서는 12.1%를 기록하며 두 배에 가까운 상승을 이뤄냈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옷소매 붉은 끝동’ 또한 오롯이 작품의 힘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와 동시간대에 방송되며 비교적 적은 관심을 받으며 시작했지만, 철저한 고증과 정조 이산(이준호 분), 궁녀 덕임(이세영 분)의 풋풋한 멜로, 영조(이덕화 분)와 이산의 애증 가득한 관계가 주는 흥미 등 탄탄함으로 호평을 받으며 반전 결과를 쓰고 있다. 1회 시청률은 5.7%였으며, 꾸준히 상승해 최근 회차인 15회는 14.3%를 달성했다.


‘갯마을 차차차’, ‘원더우먼’, ‘마인’을 비롯해 예능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 이외에도 다수의 드라마, 예능들이 첫회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반전 흥행의 주인공이 됐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여기에 유튜브까지. 작품에 대한 평가는 물론 각종 명장면들이 손쉽게 공유되는 시대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순식간에 공유된다. 포털 사이트와 각종 OTT 등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면서 중간 유입도 수월해지고 있다. 물론 각자의 전략으로 초반 화제성을 높이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 효과는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작품에 대한 평가, 즉 내실을 신경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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