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울산 회동' 18일만…무엇이 이준석 사퇴 불렀나


입력 2021.12.22 03:35 수정 2021.12.22 10:12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尹 입당부터 불거졌던 '李 패싱 논란'

조수진 항명·신지예 영입 불만 표출

중재 소극적 尹에도 서운함 내비쳐

李·尹 모두 '정치적 리더십' 보일 필요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겸 상임선대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윤석열 대선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3일 윤 후보와의 갈등 끝에 잠행에 돌입했던 이 대표가 '울산 회동'을 성사시키며 해소되는 듯 보였던 갈등이 다시금 격화되자 당 안팎이 위기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이 대표 사퇴의 발단은 기본적으로 전날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있었던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대립이었다. 당대표로서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가 선대위 내 공보단장을 맡았던 조 최고위원을 향해 일부 언론에서 '윤석열 핵심관계자(윤핵관)'이라는 이름 아래 비판적 논조의 기사가 쏟아지는 점에 대응해달라고 하자 조 최고위원이 "나는 윤 후보의 지시만 받겠다"며 들이받아 언쟁이 벌어진 것이다.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관계자에 의하면 해당 회의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번번히 주요 의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지예 씨의 합류로 인한 우려와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기재 논란 등을 논의하고자 했으나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책임 있는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최근의 중차대한 사안을 논의하자는 제안은 거부되었고 조수진 공보단장은 윤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조수진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악의적 정치공작"이라는 메시지를 내자고 주장하며 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운하다"고 했다는 윤 후보의 표현을 전하면서 이 대표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줄곧 윤 후보의 전격적인 사과를 요구했던 바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울산 울주군 언양읍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조 최고위원과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불거졌음에도 보다 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았던 윤 후보를 향해 에둘러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조 최고위원은 윤 후보의 뜻을 따른다고 했는데 이렇게 사태가 커질 때까지 윤 후보와 상의는 했는지, 윤 후보가 어떤 취지로 명을 내렸었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갈등을 두고 "그것도 민주주의"라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 윤 후보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 일각에서는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는 반응도 제기된다. 지난 7월 입당 당시부터 당대표가 지방 일정에 임하고 있는 상황 속에 '기습 입당'을 하며 불거졌던 '패싱 논란'이 당 최종 후보 선출 이후 당무우선권이 넘어가고 선대위 꾸려지며 심화되었던 탓이다.


지난 3일 '울산 회동' 이후 대외적으로 '깐부'의 모습을 연출하며 각종 행사에 손을 맞잡고 참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속된 인사로 비대해진 선대위부터 논란이 된 신지예 씨의 영입까지 당대표의 의사와 반하는 행보가 지속되자 초강수를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2016년 총선에서 '진박' 사태로 패배를 맛봤던 국민의힘에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진윤'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이 대표가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러 선상을 두고 봐야한다는 해석도 물론 존중하지만, 최소한 이 대표는'내 뜻이 후보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선대위 조직을 실무형으로 만들겠다며 영입한 김 위원장의 역할이 애매해진 것도 이 대표에게는 불만이었을 것"이라며 "막연히 반문을 한 데 모으면 필승한다는 정치공학적 공식이 성립하는 것인지 최근 지지율을 보면서 검토할 필요도 있지 않나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현재 펼쳐진 여러 난맥상을 빠르게 수습하지 않을 경우, 자칫 대선 동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기 대처 능력에 있어서 윤 후보와 이 대표 모두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당이 사분오열하는 듯한 모습이 비춰져 안타깝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다시금 쇄신의 동력을 마련하기 바랄 뿐"이라며 "윤석열 후보도 이준석 대표도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다시금 원팀의 정신을 발휘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현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산에 2021.12.22  07:11
    니들 또 병신 짓거리 하다가 이재명이 당선시켜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엎어버리면 두번 다시 기회는 없다. 
    그렇게 되면 국민이 들고 일어나 아주 니들 갈아버린다. 
    어리버리 자리 싸움이니 하고 답 없는 것들이다.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