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FA 시장에서 외야수 손아섭 계약 관련 소식 잠잠
프랜차이즈 스타에 걸맞은 합당한 대우라면 계약 성사 환경 조성
전준우 만큼이나 롯데팬들도 손아섭-롯데 협상에 기대
우승을 열망하는 손아섭(33)이 어느덧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손아섭은 2017년 시즌 종료 후 롯데와 4년 총액 98억원에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FA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연봉을 5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시즌 종료 후 타 구단과의 FA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큰 그림으로 보였다.
보상선수 출혈을 꺼리는 구단에서 외부 FA를 영입할 때, 연봉으로 원 소속 구단에 보상책을 제시하는데 연봉이 높은 것도 걸림돌이다. 손아섭은 연봉을 낮춰 타 구단이 들어올 자리를 넓혀준 셈이다.
하지만 아직 소식은 없다. 박건우(NC다이노스)-김재환(두산 베어스)-김현수(LG트윈스) 등 FA 외야수들의 100억대 계약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손아섭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FA 외야수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은 140억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과열된 시장에서 아직 손아섭은 조용하다.
첫 FA 자격을 얻었던 2017년 당시 손아섭은 리그 최상급 타자이자 롯데의 간판이었다. 손광민으로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은 개명 뒤 2010년부터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 역사상 두 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수비와 주루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지금의 성적은 4년 전 FA 때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처럼 타격왕 경쟁을 벌이는 임팩트도 없고, 홈런도 크게 줄었다. 8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 달성에 실패한 손아섭의 장타율은 지난 시즌에 비해 1할 가까이 떨어져 4할에 미치지 못한다. 어깨도 많이 약해졌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중심타자로서의 가치는 여전하다. 손아섭의 올해 성적은 타율 0.319 3홈런 58타점 11도루 OPS 0.787. 여전히 3할을 치고, 최다안타 부문에서도 4위다.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다. 무엇보다 이대호와 함께 롯데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대호가 해외 진출했을 때도,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을 때도 손아섭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미 600억원이 쏟아진 FA 시장에서 우승 도전이 가능한 팀들은 거액을 지출했거나 타깃을 놓고 장전한 상태다. FA 시장이 달아오르긴 했지만 손아섭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도 있어 예전과 같은 금액은 어렵다.
부산에서 태어나 롯데를 보며 성장하고, 롯데에서 정상급 프로야구 선수가 된 손아섭도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는 것을 꿈꿔왔다. 롯데 역시 손아섭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FA 계약은 비즈니스다. 프랜차이즈 스타에 걸맞은 합당한 대우와 정성이 필요하다.
손아섭과 아름다운 비즈니스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 손아섭의 잔류를 호소한 전준우 만큼이나 롯데 팬들도 손아섭과 롯데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