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급락…기관 '팔자'돌아서며 지수 끌어내려
코스피가 30일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2830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내 시장에선 감염 우려가 잡히지 않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70.31p(2.42%) 내린 2839.01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저였던 1월 4일(2944.45)보다 낮은 연중 최저점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3.39포인트(0.80%) 오른 2932.71로 출발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오후들어 낙폭을 키우며 2820선까지 밀려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특히 전날 7142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하던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며 하락을 부추겼다. 기관은 6351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1432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7422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은 '오미크론 관련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0.57%)를 제외한 9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000원(1.38%) 내린 7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도 2000원(1.72%) 빠진 11만4000원에 마감했다.
네이버(1.42%), 카카오(0.81%), LG화학(2.53%), 삼성SDI(2.96%), 현대차(2.49%) 기아(1.77%)도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거래일보다 26.71p(2.69%) 내린 965.63로 마감했다. 기관은 104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4억원, 1013억원 순매도했다.
김부겸 "감당 어려워" 파월 "불확실성 높아" 발언 '찬물'
앞서 뉴욕증시는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며 반등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장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제한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불안심리를 달랬다.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36.60p(0.68%) 상승한 3만5135.9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0.65p(1.32%) 오른 4655.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1.18p(1.88%) 오른 1만5782.83에 각각 장을 마쳤다.
하지만 국내에선 "오미크론이 방역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정부의 경고성 발언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전날 보다 32명 증가한 661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도 악재로 작용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미크론의 전염성이 매우 강해 기존의 방역체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될 경우 현재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오미크론은 경제에 하방 위험을 가하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높이고 있다"고 했고,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이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시장을 흔들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입장에서는 차라리 긴축 우려가 더 견딜만 하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때 한국 10년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금리가 너무 올라도 부담이지만, 경기불확실성이 커져 성장 기대가 약해질 때 국내 주가는 더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은 미국장 마감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오미크론 관련 발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모더나 CEO 역시 현존하는 백신이 오미크론에 덜 효과적이라는 발언을 해 미국 선물 시장이 급격히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