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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도입시 은행 역할 변함 없어...금융불안 선제 대비”


입력 2021.11.18 14:00 수정 2021.11.18 14:01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한은,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 개최

한국은행 사옥 ⓒ 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향후 CBDC 도입시 은행의 역할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나 사이버 공격 등의 잠재적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관련 주요 이슈 및 중앙은행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전문가 10명이 참석해 CBDC 개념과 영향, CBDC 설계 시 법적•가술적 이슈를 점검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명목화폐를 의미한다. BIS 및 각국 중앙은행들은 국제지급결제시스템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경간 거래가 가능한 CBDC 시스템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을 진행중이다. CBDC 관련 프로젝트는 ▲차세대 거액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분산원장기술 기반 ‘도매용 CBDC’ 도입 ▲현금 없는 경제에 대비한 ‘소매용 CBDC’로 추진중이다.


한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CBDC 모의실험 환경을 구축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매용 CBDC의 경우 지급준비금과 1:1 교환으로 중앙은행 및 은행 자산에는 영향이 없으나 소매용 CBDC는 현금이나 예금과 1:1 교환으로 이뤄져 은행 금융환경에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통화정책 차원에서는 은행에서는 예금의 CBDC로의 대체를 막기 위해 은행 예금금리가 상승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고, 마이너스 이자 부과로 마이너스 금리정책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CBDC가 은행 예금을 대체할수록 은행이 자금 중개 및 통화창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적정 통화량 유지를 위해서는 이전보다 많은 본원통화를 공급하는 등 통화정책 효율성 저하 가능성도 지적됐다.


또 CBDC는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정성이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아 잠재적 시스템 불안 요인이 있다. 금융불안 및 리스크가 발생하면 ‘디지털 런’ 발생 확률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명활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이론적 분석적 연구에서 기술적 실험단계로 진입했다”며 “CBDC는 중앙은행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편리하고 안전한 새로운 지급결제수단이 될 수 있으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 등을 면밀히 분석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CBDC가 활성화되더라도 은행의 역할이 크게 바뀌거나 기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이 은행을 대신해서 민간에 대출을 할 유인이나 여력이 부재하고, 중국 등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중앙은행과 은행으로 구성된 2단계 체제를 통해 CBDC 발행 및 유통을 컨트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CBDC가 은행예금을 대체하는 정도에 따라 중앙은행과 은행의 역할도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CBDC가 은행예금을 대체하는 정도는 당초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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