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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수요 증가-LCD 가격 하락…삼성·LGD 내년 전략 '주목'


입력 2021.11.17 06:00 수정 2021.11.17 00:3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OLED 패널 수요 증가로 내년 판매자 중심 시장 재편 전망

LCD 내년 초까지 가격 하락...中 저가 공세로 한계 뚜렷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지난 9월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연구소를 방문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 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존 주류 디스플레이였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디스플레이업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내년 OLED 수요 증가와 LCD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OLED 비중 확대와 LCD 수익성 확보 등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OLED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보다 자연스러운 색 구현과 함께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 픽셀 개별 밝기 제어 등으로 기존 LCD보다 화질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OLED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인해 TV 등 전방 시장에서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13년 이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대형 OLED 패널 생산량을 늘려가며 일정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 LCD와의 가격 간극이 조금씩 좁혀져왔고 이에따라 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으로 인한 보복소비 효과로 OLED TV 구매가 늘어나면서 패널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OLED TV 출하량 650만대...생태계 확장 기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OLED TV 예상 출하량을 올 들어 2차례나 상향 조정했다. 옴디아는 당초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을 580만대로 예상했지만 지난 6월 말 이를 610만대로 올렸고 9월에는 다시 650만대로 재차 전망치를 높였다.


이는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규모로 올해 4분기에는 OLED TV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OLED 패널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 시장 재편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OLED 공급부족으로 TV 패널시장이 판매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LCD TV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OLED TV는 프리미엄 TV 수요에 힘입어 고성장을 구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나면서 패널 공급사에 가격 협상 주도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OLED 패널을 구매하는 교차구매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데 현실화되면 OLED 패널 수요는 더욱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유일한 대형 OLED 채널 양산 업체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LG디스플레는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과 시장 지배력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OLED로 대표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 패널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올레드 생산라인에 3만장 추가 램프업(Ramp-up‧장비 설치 이후 본격 양산까지 생산능력을 높이는 것)을 시작하면서 연간 1000만장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지난해 7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진행된 'QD 설비 반입식'.ⓒ삼성디스플레이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달 말 퀀텀닷(QD)-OLED인 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하고 삼성전자가 내년에 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QD-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발광 생태계 확대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QD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와 빛 또는 전류를 받아 자체발광하는 전기적·광학적 성질을 지닌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QD 소자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다.


청색 OLED층을 발광원으로 사용하고 그 위에 컬러필터와 적색와 녹색 퀀텀닷 물질을 올려 색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보다 선명하고 정확하게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보다 유연한 구조로 폴더블(Foldable·접히는) 등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그동안 OLED 진영을 나홀로 이끌어오다시피한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자발광 시장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자발광 생태계가 확장되면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가격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격 하락 지속 LCD…OLED 비중 확대로 상쇄

반면 대형 LCD은 패널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55인치 LCD TV용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은 150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 7월(228달러)에 비해 약 34.2% 하락했다. 같은기간 50인치 패널 평균 판매 가격도 205달러(7월)에서 131달러(10월)로 약 36.1% 떨어졌다.


옴디아는 이달에는 각각 135달러(55인치)와 116달러(50인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인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평균가격이 전 분기 대비 26% 낮을 것이라면서 11월과 12월 32%의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구가했던 LCD 패널 가격의 급락은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up‧억눌린) 소비로 인한 TV 시장 수요 증가 효과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구매 여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들어 각국별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수요에 더욱 타격이 가해지는 양상이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이미 주도권을 장악한 데 있다. LCD는 이미 기술적으로 성숙한 분야로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LG디스플레이

지난 2019년 BOE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LCD 시장 1위 업체로 등극한데 이어 중국은 전 세계 LCD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상태다. 오는 2025년경에는 전체 시장의 4분의 3(75%)을 중국 업체들이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 이어져 온 LCD 패널가 하락이 내년 초까지 지속돼다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저가 공세를 계속하는 중국 업체들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향후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이는 결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LCD에서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더욱 붙일 것으로 업계가 보는 이유다. 고객사들의 수요와 요구를 감안해야 해 LCD 비중 축소는 점진적이고 탄력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지만 향후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패널의 연간 생산 능력을 지난 2018년에 비해 25% 줄였고 특히 TV용 패널의 경우 40%를 감축했다. 대신 OLED 패널의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올해 38%에 이어 내년에는 45%까지 늘릴 예정이다. OLED 경쟁력으로 LCD 가격 하락을 상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LCD 생산 감축을 진행해 왔고 향후 사업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의 LCD 패널 공급 요청으로 연말까지는 생산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내년 이후 추가 LCD 생산 여부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D에서 OLED로의 세대교체는 불가피하지만 관건은 속도”라면서 “디스플레이업체들이 OLED 비중 확대를 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LCD 비중 축소를 꾀할 수는 없는 만큼 고객사들과의 관계 등을 적절히 판단해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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