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두 번째 ‘비단 주머니’
디지털 기술 이용한 ‘공중전’
물리적 대면접촉 한계 극복
국민의힘이 ‘인공지능(AI) 윤석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세차’를 띄우며 새로운 방식의 선거운동을 공개할 예정이다. 향후 선거운동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대선후보를 위한 이준석 대표의 두 번째 비단 주머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대면접촉을 강조한다면, ‘AI윤석열·GPS유세차’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공중전에 방점을 찍는다.
17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GPS 유세차’는 이르면 이달 안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인 시간이 필요한 ‘AI 윤석열’은 머신 러닝(기계 학습)을 통해 자연스러운 동영상 구현이 가능해지면 내달쯤 공개할 예정이다.
GPS 유세차는 유세차량에 GPS장치를 달아 지지자들이 먼저 검색하고 찾아올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일방적으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청중을 모으는 것이 아닌, 지지자들이 당과 후보가 있는 곳에 자발적으로 모여들도록 하는 ‘참여형’ 유세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유세차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유권자들이 유세차를 발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GPS 유세차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고민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 의원은 통화에서 “앱을 다운 받으면 유세차의 위치를 알 수 있고, 예약 시스템을 통해 발언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유세차에 올라가서 연설할 수 있다”며 “유세차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첫 GPS 유세차는 서울지역에 먼저 띄운다. 택시 운전면허를 가진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고 윤 후보가 조수석에 타 흥행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런가 하면 AI윤석열은 동영상 형태의 가상의 윤 후보를 만드는 방식이다. AI가 딥러닝을 통해 윤 후보의 영상·음성 등을 학습하고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다. 종합편성채널 MBN이 김주하 앵커를 본떠서 만든 AI 앵커로 ‘김주하 AI 뉴스’를 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AI 윤석열은 윤 후보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서 활용하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당백’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국민의힘은 기대한다. 고도화에 성공하면 텍스트만 입력해도 마치 윤 후보가 그 내용을 자연스럽게 읽는 듯한 동영상 구현이 가능해진다.
윤 후보는 지난 주말 이 대표와 만나 선거운동에 쓸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면서 서서 말하는 모습의 전신 동영상 등도 함께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대표가 SNS를 활용한 공중전으로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았냐”며 “AI윤석열·GPS유세차 같이 물리적 대면접촉의 한계를 달랠 공중전 방식의 선거운동이 계속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