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어’ LG엔솔 출격
예상 기업가치 116조까지 제시
이커머스 상장, 밸류 상승 기대
올해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조 단위 빅딜이 잇따른 가운데 내년에도 굵직한 대어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공모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등판으로 최근 시들해진 IPO 열기가 살아날지 주목된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도 상장 레이스를 펼치면서 주춤하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본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리콜 사태로 상장이 지연됐다. 이후 사측은 지난달 12일 GM과 리콜 비용을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상장 절차를 재개했다. 내년 1월 말 코스피 상장이 전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심사와 관련해 “회사 측과 계속 논의하고 있고 어느 정도 진행되면 상장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언제 열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IPO 역사상 최대어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60~100조원 안팎이다. 이에 따른 예상 공모액은 최소 10조원이 넘는다. 현재 회사는 활발한 투자를 단행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가총액을 116조원으로 산정했다. 중국 경쟁사인 CATL과 비교해 산출한 수치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 테슬라발 원통형 배터리의 가치 부각, 연말·연초 배터리 프로젝트 지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상장 이후 자금 조달을 통한 공격적인 수주 잔고 확보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 전문가인 권영수 LG부회장이 이달 LG에너지솔루션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IPO의 빠른 추진이 관측되는 부분이다. 다만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부진으로 앞서 거론됐던 기업가치보다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IPO 공모금액은 20조원을 웃돌며 작년 한해 공모액(5조9355억원)의 3배를 뛰어넘었다. 반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 기업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엔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현대오일뱅크·현대엔지니어링·CJ올리브영·카카오모빌리티·SK쉴더스·원스토어·SSG닷컴·컬리·오아시스 등 대형 공모가 예정되어 있어 시장 분위기가 환기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 30일 신청한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상장될 경우 기업 가치는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내년 상장을 목표로 ‘상장 1호’ 타이틀 경쟁에 나서고 있어 관심사다.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가 작년 대표 주관사를 선정한 데 이어 최근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도 주간사 선정을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정하는 3사의 기업가치는 SSG닷컴이 10조원, 마켓컬리가 4~5조원, 오아시스마켓이 1조원 수준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쇼핑의 경우 내년에는 역기저 효과 영향으로 성장률 자체는 다소 둔화될 수 있겠지만 주요 업체들의 IPO가 예정되어 있다”며 “비상장 온라인 쇼핑 회사들의 상장을 통한 관련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동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