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갖고 지원 부탁" 현장 목소리
안랩 회상…"후배들은 고생 안 하길
규제 철폐·사회적 안전망 만들겠다"
'법조인 출신' 尹·李 겨냥 "과거지향적…아무리 이야기해도 되지 않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IT 벤쳐사업가 출신인 자신의 장점을 십분 부각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IT 산업 현장을 방문해 여야 양강 후보가 법조인 출신임을 겨냥해 "평생을 법만 공부한 후보와는 새로운 산업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안 된다"고 화살을 겨눴다.
안 후보는 12일 OTT(OverThe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왓챠를 방문해 산업 현장 전반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발전 방향에 관한 논의를 나눴다.
왓챠는 2011년부터 영화평과 영화 추천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기업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OTT 플랫폼 중 하나다. 앞서 5.5.5. 공약(5가지 초격차 기술을 통해 5개 대기업을 만들어 5대 경제 강국 진입)을 내건 만큼, 신산업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안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박태훈 왓챠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안 후보는 안랩을 창업해 성공시켰던 과거의 기억을 상기하며 "소프트웨어도 콘텐츠 산업의 한 부분이다.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한국의 열악한 환경, 유통 구조 이런 것들에 대해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게 정치를 시작한 계기"라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나름의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활동했기에 빠른 속도로 시장과 함께 성장해왔다"며 "한국에서만 머무르면 안 된다 생각해서 지난해부터는 일본에도OTT를 런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K-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여러 차례 증명되고 있지만 K-플랫폼은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상황"이라며 "K-플랫폼에도 정부 정책이 지원된다면K-콘텐츠가 글로벌화하고 확장하는 데 많이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안 후보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원지현 왓챠 COO도 "미국에서는 테슬라, 아마존 같은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 출신 회사가 전통적 산업 강자를 이겨냈다"며 "OTT시장에서 스타트업 정신을 가지고 하는 회사가 손에 꼽힌다. 테슬라 같은 사례가 한국에서 나오려면 혁신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 호소했다.
이에 안 후보는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부분들을 고쳐 후배들은 그런 고생을 안 했으면 한다"고 격려하며 "정치권이 워낙에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세계 흐름에 대한 것이 둔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본는 문재인 정부의 산업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당연한 것을 안 하고 반대로 했다. 혁신 기업이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기업에 규제 철폐를 통해 자율성을 주는 것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을 만드는 것 ▲사회적 안전망 세 가지가 필요한 것"이라며 "한 번 실패해도 재도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용기내서 도전한다. 한 번 실패했다고 신용불량자 만들어서 다시 생활 못 하게 하면 누가 도전하겠나"라 설명했다.
그는"세가지 중에 가만 보면 기업의 자율성이라는 건 정부가 손을 떼야 하는 것이고 공정한 경쟁과 사화적 안전망은 정부가 직접 개입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분야다"라며 "정부는 이 세가지를 거꾸로 하고 있다. 기업은 손을 대고 규제를 만들어 권력 휘두르기만 하고 방해만 하며, 공정한 시장 만드는 것에 손을 떼고 있고 사회적 안전망에도 투자를 안 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또 "새로운 기업이 잘 되기 위한 핵심적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셋다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하는데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발전한 것은 기적이다"며 "우리 기업들이 놀랍다. 이런 상황이었다면 다른 나라 기업들은 다 망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법조인 출신임를 겨냥해 비판을 남기기도 했다.
안 후보는 "법이라는 것은 과거지향적이다"라며 "평생 법을 공부하고서 그걸로 누구를 심판하고 판단하다 보니 새로운 산업 분야를 개선하는 문제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