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프 미 상원의원과 당사에서 접견
이재명 '가쓰라-태프트 밀약' 내용 거론
김한정 "오소프, 한미일 역사 관심 많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거론하며, 미국이 승인했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을 합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한국은 미국의 지원과 협력 때문에 전쟁에 이겨서 체제를 유지했고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 그런데 거대한 성과 이면에 작은 그늘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소프 상원의원은 최연소 미 연방 상원의원으로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운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소프 상원의원은 “한국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에 큰 인상을 받았다”며 “단순한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와 기술 협력, 공공보건이나 전 세계 보건에 협력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양국이 앞장설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 동맹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철통같이 굳건하다”고도 했다.
다만 오소프 상원의원은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이 후보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에 대해서는 특별히 반응하지 않았다.
면담에 배석한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의 발언 배경에 대해 “오소프 상원의원이 한미일 역사, 식민지 관련해 관심이 많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소프 상원의원이 재미동포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읽고 감명을 받아 작가에게 두 번이나 전화한 일화도 소개했다. ‘파친코’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4대에 걸쳐 일본에 정착한 재일교포들의 삶을 담고 있다.
비공개 대화에서는 오소프 상원의원이 이 후보에게 ‘10~15년 후 한반도 미래’를 물어봤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당연히 비핵화”라며 “교류와 협력, 평화 정책으로 남북이 서로 불신하지 않고 북한이 해외에서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국가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 후보는 “현실적으로 남북, 북미 간 불신이 있고 북한이 자기 체제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대화가 멈춰 있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미국과 베트남은 전쟁으로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지금은 관계를 개선해 우방국이 되지 않았느냐. 북한도 노력하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