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비오 신부 언급하며 인연 소개
유족 측 "역대 대통령 후보 중 첫 방문…영광"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호남의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알려진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찾았다. 지난 10월 19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 터진 이후 22일 만이다.
윤 후보는 이날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에 위치한 고 홍 변호사의 생가에서 유족과 차담회를 가지며, 호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뒤 요식성 일정을 마친 후의 첫 공식 일정으로 5·18 관련 유족을 찾은 것이다. 지난 7월 17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유족 측은 윤 후보를 따뜻하게 맞았다. 유족 측에서는 고 홍 변호사의 차남인 홍기훈 전 의원과, 5남인 홍영욱씨, 홍남희 종친회장 등 여섯명이 참석했다.
윤 후보는 조비오 신부를 언급하며 고 홍남순 변호사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그는 "제가 검찰에 있을 때 많이 지도해주시고 아껴주던 선배의 형수가 조비오신부님의 막내 여동생이었다"며 "그 집에 가면 두 분이 가까우시니까 홍남순 변호사님 말씀을 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때 홍 변호사님과 조 신부님 두 분이 같이 내란죄로 구속돼 얼마나 고생했는지, (홍 변호사님이) 같이 수감 중에 '자네한테 좀 물어보세, 우리가 정의로운 일을 했는데 실제 하나님이 계시다면 정말 왜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조 신부님은 뜻을 인내하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조 신부님의) 막내 동생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고 했다.
유족 측은 "바쁘신데 시간을 쪼개어 방문해줘 감사하다"며 윤 후보를 반겼다. 이들은 홍 변호사의 생가가 올해 준공됐다고 설명하며 "우리 영광이기도 하고 고맙다. 역대 대통령 후보 중 처음으로 온 것이다"고 했다.
또 "광주 전남 지역구민들이 (윤 후보의) 이미지를 다르게 많이 보고 있다. 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힘을 받으시고 열심히 해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들은 윤 후보에게 '영원한 재야, 대인 홍남순', '명성황후 평전' 등 책을 선물했다.
이날 윤 후보가 호남 방문의 첫 일정으로 계획한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에는 지지자들이 찾아와 꽃다발을 건네는 등 환영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호남의 새로운 정치 시작, 윤석열이 만들어가겠습니다'는 플랜카드를 걸고 윤 후보를 응원했다.
현장에 동행한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의 이번 1박2일 광주 일정에 대해 "정치적인 것은 최소화하고 (호남에 대해)사과를 하는 스케줄로 짜여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