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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벤처 키우는 식품업계, ‘혁신‧먹거리’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입력 2021.11.10 06:49 수정 2021.11.10 11:0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성장 정체된 내수 시장 공략할 신 먹거리 발굴하고 조직 혁신도

MZ세대로 MZ세대 소비자 공략…기존 사업 기술력에 아이디어 결합

롯데칠성음료 사내벤처로 시작해 최근 독립한 워커스하이의 오피스 미니바 자판기.ⓒ롯데칠성음료

식품기업들이 사내벤처에 꽂혔다.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 공략을 위해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사내벤처를 육성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조직 혁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식품산업은 국내 주요 산업 중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불린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산업이다 보니 혁신과 변화 보다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들도 수십년에 걸쳐 길들여진 맛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그간 식품기업들은 새로운 것보다 아는 맛을 확장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랬던 식품업계가 최근 수 년 사이 사내벤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의 급부상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아는 맛에 더해 가치소비를 지향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이에 맞는 상품 개발이 절실해진 탓이다.


기존 조직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MZ세대 직원들로 꾸려진 사내벤처를 통해 실험적인 상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모기업이 가진 기술력과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탄생한 상품들이 MZ세대에 호응을 얻으면서 사내벤처 열풍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부문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이노백(INNO 100)’을 통해 MZ세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올해 2월 도입된 이노백은 ‘혁신에 몰입하는 100일’이라는 의미다. 프로그램에 지원한 직원들은 기존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100일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에만 몰입할 수 있다.


MZ세대인 입사 3~4년차직원들의 큰 관심과 호응 속에서3기까지 총 120팀이 참여했고, 현재 4기를 공모하고 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통과한 팀은 상금과 사업화 초기 투자를 지원받는 등 파격적 보상 및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다.


사업화가 결정되면 양산화 검증에 착수하며, 나아가 사내 독립조직과 기업분할까지도 가능하다.


최근엔 이를 통해 선정된 ‘푸드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대체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사내벤처 사업화 1호인 ‘푸드 업사이클링’은 깨진 쌀,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제품화함으로써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ESG 경영 개념을 적용한 제품이다.


‘식물성 대체유’는 현미, 콩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 우유 대체 식품이다. 두 제품 모두 친환경, 식물성 등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를 겨냥했다.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은 부산물 처리 및 양산화를 위한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연말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먼저 소비자를 만난 뒤 내년에 제품을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농심은 사내벤처를 통해 건조식품 '심플레이트'의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농심의 스프기술을 활용해 채소·육류 등을 동결 건조한 제품이다.


앞서 크라우드 펀딩업체 와디즈에서 진행된 펀딩에서 목표액의 1100%를 초과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5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칠성캠프’를 통해 배출한 ‘워커스하이’(Worker’s High)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워커스하이’는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6월 ‘오피스 미니바 사업’ 아이디어로 사내 벤처 3기로 선발해 1년 간 육성한 사내벤처팀이다. 사무실 환경에 맞는 맞춤형 매대를 통해 음료 등 식품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새로운 판로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에도 맞춤형 와인 정기구독, 가정용 맥주 케그(Keg, 생맥주를 뽑을 수 있는 대용량 맥주통) 등 2팀을 선발해 1년 간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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