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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로그인⑧] 국립생태원, 자연과 인간 공존 가치를 찾다


입력 2021.11.08 07:03 수정 2021.11.07 17:5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국내 최대 생태 전시·체험으로 인기

전시 공간 넘어 생태 연구 기능까지

기후변화·탄소중립 시대 역할 커져

국립생태원 전경. ⓒ국립생태원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국내 최대 생태전시관은 국립생태원을 설명하는 말이다. 국내 최대에 걸맞게 국립생태원은 한반도 생태계는 물론 열대지역과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환경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만 이는 전시관의 역할을 설명한 것일 뿐 실제 국립생태원은 전시, 교육을 넘어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나아가 국토 개발과 보전의 균형 발전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국립생태원은 2013년 12월 28일 문을 열었다.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은 생태와 생태계에 관한 조사·연구·전시, 대국민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 보전에 대한 올바른 의식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최근에는 특히 탄소중립 시대 주요 탄소 흡수원인 산림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는 생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생태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국내 최대 종합생태연구기관이기도 하다. 깊고 폭넓은 생태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생태교육과 생태전시 등 국민에게 생태정보들을 쉽게 전달해 대국민 생태 의식을 높여나가고 있다.


구체적 활동으로 전국을 824개 권역으로 구분해 5년마다 전국자연환경조사를 한다. 이를 통해 국토 자연환경 건강성을 살핀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연환경 등급을 나누고 생태·자연지도를 제작해 국가 토지이용과 개발계획 자료로 활용한다.


장기생태연구는 국립생태원 대표 사업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환경 변화를 예측해 환경정책 수립을 돕는다. 최근에는 산림을 근간으로 하는 탄소흡수원 보전과 확대가 중요해지면서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높여줄 생물 다양성을 보호·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토종생물 보호와 생태계교란생물 관리도 국립생태원 몫이다. 국내로 유입될 경우 토종생물의 쇠퇴와 생물 다양성 약화를 일으킬 수 있는 외래생물 연구를 통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96종의 유입 주의 생물을 지정했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생태계교란생물(34종)을 지정하고 지난해부터는 생태계 위해 우려 생물 4종을 새로 선정하는 등 생태계 안전관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시관 방문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전시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페이지와 뉴미디어 채널을 통해 다양한 생태영상과 생태정보를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환경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펼친다. ‘생태계와 감염병’, ‘바다거북과 플라스틱’, ‘2050 탄소중립 실천캠페인’ 등을 통해 환경보호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 밖에도 어린이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계층이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생태도서(71편)를 출간했다. 공익형 도서로 장애인을 위한 수어생태동화, 점자생태도서를 제작하고 최근에는 오디오 클립을 통해 음성생태동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립생태원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습지센터…환경·생태 보호 역할 확대


국립생태원은 2018년 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경북 영양군에 설치해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와 증식,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환경부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을 근거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조사·연구·증식·복원을 비롯해 멸종위기종 보전정책 수립 지원과 이행 업무를 수행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전국 분포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전역에 멸종위기종 분포와 개체 수 현황을 조사해 멸종위기종 통합정보(DB)를 구축한다. 멸종위기종 기초생태와 증식기술개발 등을 연구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호를 위해 위협요인을 낮추는 서식지 개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난 3년간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제4차 야생생물 보호 기본계획(2021~2025) 수립 연구’,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시행계획 수립’, ‘국가보호종 실무협의회 운영’, ‘멸종위기종위원회 운영’ 등의 멸종위기종 보전정책 수립 지원과 관련 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축적한 멸종위기종 분포 현황과 각종 생태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야생생물 특별 보호구역’ 지정 건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 내륙습지의 효율적인 보전과 관리를 위해 기초조사와 정밀조사 등 다양한 조사·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국가습지센터도 국립생태원 소관이다.


국가습지센터는 체계적인 습지 보전과 관리 정책을 지원한다. 다양한 이해 당사자가 습지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보전과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생태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조사·연구 ▲인벤토리 작성 및 조사 자료 등 국가 습지 정보 DB 구축·제공 ▲습지보호지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 등 정책 지원 ▲습지 관련 기관·단체, 시민의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및 정책지원 ▲현명한 이용 가이드라인 수립 및 인증 ▲이해관계자 역량 강화 ▲람사르 습지 도시 인증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 ⓒ국립생태원
[인터뷰] “세계 최고 생태기관? 얼마나 노력 했나 돌아봐야”


“국립생태원은 세계 굴지의 생태연구기관 또는 아시아 제일의 생태연구기관을 지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제4대 원장으로 취임한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반성’을 언급했다. 그동안 국립생태원의 기능과 역할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세계 굴지’, ‘아시아 제일’의 생태연구기관을 지향해 온 것에 대한 중간 점검을 강조한 것이다.


조 원장은 “국립생태원 연구원들이 세계 생태학 연구기관, 학자들과 교류해야 한다”며 “해외 연구기관과 업무협약(MOU)을 확대하고 실제적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이 해외 생태기관과의 연구 협력을 강조하는 데는 우리나라의 국가 위상과 관련이 깊다. 조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려가는 국가다. 그런데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ODA 사업은 거의 없다.


조 원장은 “특히 열대지방의 생물 다양성을 연구, 보전하고 동시에 그곳의 생태계 및 원주민들 문화와 전통을 지키게 하면서 지구적 탄소 저감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이 국립생태원의 국제적 기능 확대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본인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유네스코 MAB 한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오래 맡아왔기 때문에 그 필요성을 더욱 잘 아는 것이다. 한국생태학회장 등 생태환경분야 전문가로서 국립생태원의 한계와 지향점을 정확히 지적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국립생태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말에 조 원장은 탄소제로에 관한 공부를 손꼽았다.


조 원장은 “탄소중립은 이제는 국가적 사업이므로 국립생태원 생태연구도 기후변화 대응 연구를 강화하고 생물 다양성을 통해 탄소흡수원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생태연구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이제 국립생태원 임직원들은 탄소제로에 대한 국내외 흐름을 적극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생태계 특징이 시간, 공간적 변이가 크다는 점을 주목하며 지구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생태계의 미세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생태연구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현재 국립생태원에서는 점봉산, 지리산, 한라산 3곳에서 장기생태연구 중점지소를 구축하여 운영 중인데 그 규모가 작고 연구내용과 방법이 각자 따라 달라 국가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자료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NEON(국가생태관측네트워크)과 같은 장기생태모니터링 체계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중점지소도 현지 연구시설 및 연구지원시설을 더 보완해야 하고 이를 통해 다른 기관 연구자들도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국립생태원 구성원들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넓게 보고 멀리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생태학은 학제적 과학이고 전일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부서 간 협력뿐만 아니라 타 기관과 협력, 그리고 국제적 협력도 함께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 중심 윤리도 강조했다. 조 원장은 “인간 중심적, 개체중심적 윤리가 많은 환경문제의 근원”이라며 “우리는 윤리 대상을 생물 종, 군집,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으로 넓혀 생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생태원이 모니터링 중인 뿔제비갈매기 모습. ⓒ국립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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