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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호실적 이끈 운임, ‘정상’ 찍고 내려오나


입력 2021.11.01 14:07 수정 2021.11.01 14:07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SCFI 3주 연속 하락…4500선 머물러

BDI 한달 새 5000포인트→3500포인트로 내려앉아

“수요 둔화 등의 영향…운임 추가상승 제한 전망”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그단스크(Gdansk)’호가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HMM

올해 HMM과 팬오션의 깜짝 실적을 이끈 해상운임이 최근 하락세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는 3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5000선을 넘었던 벌크선 운임지수는 최근 3500선까지 떨어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9일 기준 4567.28포인트로 전주 대비 16.11포인트 하락했다. 매주 최고치를 경신하던 지수는 지난달 15일부터 3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는 컨테이너운임지수를 집계해 매주 발표한다.


주요 원양항로의 약세가 이어지며 종합운임 지수는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탈탄소화 정책 및 석탄 공급 부족이 생산시설 가동률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지난달 셋째주 기준 아시아~북미 동안 노선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1만544달러로 전주 대비 156달러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 운임은 FEU당 6343달러로 124달러 상승했다.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전주 대비 21달러 하락한 766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세계 주요 선사들이 운임 동결 움직임을 보인 것도 운임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3위 프랑스 선사 CMA CGM이 내년 2월까지 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을 올리지 않기로 하자, 세계 5위 선사 하팍로이드도 이 같은 움직임에 가세했다. 전력난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불확실성을 증가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팬오션의 초대형철광석운반선 '씨 후지야마'호.ⓒ팬오션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건화물(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도 지속 하락세다.


지난달 29일 기준 BDI는 3519포인트로 전주대비 111포인트 감소했다. 9월 말 5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지수는 지난달 15일 다시 4800대로 전환했고, 29일 기준 3500선까지 내려앉았다. 중국 철강 분야의 부진에 따른 철광석 수요 위축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진 모습이다.


대형 벌크선인 케이프사이즈 화물선(15만t급)의 일일 운임은 지난달 셋째주 기준 5만8030달러로 전주 대비 1만6249달러나 하락했다. 중소형선인 파나막스(6~7만t급), 수프라막스(5~6만t급) 운임은 3만6688달러, 3만9666달러로 전주 대비 각각 2333달러, 1140달러 올랐다.


중국 철강 생산 제한이 지속되자 주요 철광석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하향조정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는 올해 4분기 철광석 생산량 전망을 기존보다 400만t 줄였고, 호주 리오틴토는 인력난을 이유로 철광석 출하량을 하향 조정했다.


항만 정체와 선박 공급 부족 현상이 4분기 운임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물류 병목 현상이 해소되면 최근과 같은 운임 강세는 이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1일부터 컨테이너를 장기간 쌓아둘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LA·롱비치항은 트럭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는 9일, 철도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는 3일간 부두에 쌓아둘 수 있지만, 이 기간을 넘기면 컨테이너 1대당 하루에 100달러씩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초부터 LA항과 롱비치항을 연말까지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건화물선의 경우 내년 1분기 중국의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항만대기시간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보고서는 과거 베이징 올림픽 당시 강력한 대기질 통제 정책을 펼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정책 또한 2월 동계 올림픽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주요 항로별 운임 상승 제한 등으로 4분기 컨테이너 운임의 추가 상승은 제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벌크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방향이고 공급도 점차 늘어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최근까지 이어진 BDI 강세가 지속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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