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속에서도 촘촘한 中企 수출 안전망 구축
디지털 무역시대에 발맞춘 '스마트' 무역보험 확대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한 28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3분기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 무역액은 사상 최단기인 299일(10월 26일 기준)만에 1조 달러 고지에 올라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비롯한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한 우리 기업 뒤에는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수입 보험제도를 전담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으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해왔다. 올 1~3분기에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49조4000억원의 무역보험을 지원하고 무역보험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전신(前身)은 1992년 7월 설립된 한국수출보험공사로 당초 수출업무만 주로 담당해왔다. 1998년 8월 30대 계열기업의 무역어음에 대한 수출신용보증을 실시했으며 2007년 12월 수출보험 사상 최대규모의 사업수지인 1134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기존 수출보험 외에 수입보험까지 업무가 확대되면서 2010년 7월 7일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재출범했다.
코로나19 대비 수출안전망 구축…성장잠재력 갖춘 中企 적극 지원
무역보험공사는 올해 9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피해기업을 위한 무역보험 총력 지침'을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했다.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무역보험공사의 수출 안전장치 연장으로 ▲미국, 중국, EU 등 주력 수출시장에 대한 단기수출보험 한도의 감액 없는 연장 ▲신산업 수출에 대한 기존 단기수출보험 한도 20% 증액조치 ▲중소·중견기업의 보험·보증료 50% 할인 혜택 ▲'선적전 수출신용보증' 무감액 만기연장 등의 혜택이 내년 3월까지 계속 적용된다.
수출기업이 하나의 보증서로 모든 거래처와의 수출채권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도록 무역보험공사가 지난해 9월 도입한 '포괄매입 보증' 지원 강도도 한층 높였다. 올 9월부터 기업별 최대 지원한도를 기존 25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2배 상향했고 앞으로 협약은행을 추가해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달 초 무역보험공사는 '무역보험 특례지원'을 진행했다. 무역보험 특례지원은 수출기업이 일시적으로 무역보험 이용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성장 잠재력이나 기술력을 고려해 특별 지원하는 제도다. 미용의료용품 제조기업 ㈜제테마의 수출이행 자금 확보와 전기 설비 서비스 수출기업 우선이엔씨㈜의 해외공사 수주를 돕기 위해 59억원을 지원한다. 2014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 지원실적은 2649억원에 도달했다.
수소·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단조 알루미늄 휠 생산기업인 ㈜알룩스는 지난해 12월 특별지원을 받았다. 수출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한 덕분에 올 9월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77%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초보 기업에는 맞춤형 컨설팅 제공
수출전담 인력과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수출초보·스타트업 기업에는 '무역금융 종합 컨설팅'으로 수출입 실무, 법률 및 수출자금 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올 9월까지 산업단지공단, 데이터산업진흥원 등과 협력해 수출기업 237곳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진출을 도왔다.
무역협회, 코트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주요 수출지원 기관이 운영하는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업에는 컨설팅 서비스와 함께 한도우대, 채권회수 대행 서비스 등 온라인 수출 맞춤형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협업으로 온라인 비대면 무역보험 지원성과 확산
무역보험공사가 지난해 12월 도입한 無서류·非대면 방식의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보증'의 지원 실적이 지난 9월 500억원을 넘어섰다. 디지털 수출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이렉트 보험·보증은 신청부터 가입까지 모든 과정을 수출기업이 온라인에서 바로 진행하고 처리할 수 있다. 무역보험공사가 무역보험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직접 활용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무역보험공사는 건강보험공단(4대 보험 납부), 관세청(수출 실적), 국세청(국세 납부) 등과 정보망을 연계해 심사에 필요한 증빙자료를 온라인으로 직접 입수한다.
특히 올 6월 관세청과의 협력으로 전자통관시스템(유니패스)에서 수출신고 직후 다이렉트 단기수출보험 가입이 가능한 온라인 페이지로 원스톱 연결돼 이용 편의성이 향상됐고 지자체나 유관기관의 보험료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다이렉트 보험·보증 이용기업의 48%는 무역보험 최초 이용기업으로,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수출기업의 무역보험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도를 한층 높였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한 수출 돕는 수출 빅데이터도 확대 개방
이달 초에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수출거래 결제이력 분석 자료인 '수출대금 결제동향 보고서(K-SURE Payment Data Report 2021)'를 'K-SURE 해외신용정보 리서치센터'에 공개했다. 수출대금 결제동향 보고서는 수출기업에 글로벌 상거래 관행이나 거래국가・업종별 위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발간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는 최근 5년간 해외 바이어의 결제이력 등 약 118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지난해(39개국 78개 업종)보다 대폭 확대된 77개 국가 287개 업종에 대한 결제기간・연체율・연체기간・부도율 정보 등이 담겼다. 이는 무역보험 운영과정에서 매년 180만건 이상 축적되는 무역보험공사의 고유 데이터로 지난해부터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보고서 주요 내용은 '무역보험공사 해외신용정보 리서치센터'에서 국가, 산업, 바이어 정보 등 종합 해외신용정보와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수출기업이 주력시장의 결제동향을 미리 파악해 계약협상 등 수출활동 전반에 유용한 실무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결제방식은 무신용장방식이 86.5%로 주를 이뤘다. 평균결제기간은 71.6일, 연체율은 13.0%, 평균연체기간은 19.1일, 부도율은 1.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연체율(21.9%~28.3%)과 연체기간(19.5~27.5일)을 보였으며 부도율(2.9~4.6%)도 글로벌 평균(1.7%)보다 높았다.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우리 수출이 11개월 연속 상승하고 보다 빠른 시기에 1조 달러를 달성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역보험공사는 항상 위험에 대비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원자재 값 급등과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무역보험 지원을 강화해 촘촘한 수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D:로그인⑧]은 11월 8일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