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에도 SUV·제네시스 수출 대수 증가
3Q 수출단가, 현대차>르노삼성>기아>쌍용차 순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수출 금액이 지난 1년간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당 평균 수출단가도 17% 가량 올랐다.
투싼, 스포티지 등 고부가 차종인 SUV 판매가 늘어난 데다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수출이 크게 늘어난 효과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현대차의 수출 대수는 66만28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같은 시기 수출 금액은 149억486만 달러로 34.2% 급증했다.
이 기간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2만2485달러(약 2626만원)를 기록했다. 1년 전 보다 16.9% 오른 가격이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3분기 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2만2934달러로 전년 동기 1만9171달러 보다 19.6% 뛰었다. 다만 전분기 2만3346달러 보다는 1.8% 하락했다. 3분기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대당 평균 수출 단가 2만 달러를 돌파했다.
현대차 대당 평균 수출 단가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넘어선 뒤 올해 1분기 2만1298 달러, 2분기엔 2만3346 달러, 3분기 2만2934 달러를 기록하며 우상향중이다.
수출 단가가 지난해 보다 상승한 것은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올해 3분기까지 제네시스는 신형 GV70과 G80의 글로벌 출시에 힘입어 1년 전 보다 57% 늘어난 14만4000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내 제네시스 판매 비중도 전년 동기 3.5%에서 올해 4.6%로 1.1%p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지난 26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계약 1주일 만에 1만대를 돌파했으며 연말에는 플래그십 모델 신형 G90 출시가 예정돼있다"며 "제네시스 판매 모멘텀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이오닉5, 투싼 등 SUV 신차 효과도 있었다. 수출 주력 차종인 코나의 1~9월 판매량은 14만2101대를 기록했으며, 팰리세이드는 7만6038대, 투싼은 8만1745대를 나타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오른 점도 한 몫했다.
기아의 대당 평균 수출단가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기아의 올해 1~9월 수출 대수는 63만888대이며 수출금액은 115억8476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3%, 32.6% 늘어난 수치다.
3분기 평균 수출단가는 1만8908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는 5.9% 상승했고, 전분기 대비로도 5.4% 올랐다.
특히 셀토스, 쏘울,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가 강세를 보였다.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 니로는 8만7668대, 스포티지는 8만3315대가 팔리며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기아 외에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중견 완성차 3사의 대당 평균 수출단가도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GM의 경우 3분기 평균 수출단가는 1만7991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21.4%, 전분기 대비 5.0% 상승했다. 쌍용차는 3분기 수출단가는 1만8792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8.2% 올랐고 전분기 대비로는 0.7% 소폭 상승했다.
르노삼성의 올해 3분기 평균 수출단가는 1만980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 올랐지만 전분기 보다는 6.4% 떨어졌다.
3분기 기준 수출 단가를 비교하면 유일하게 2만달러를 넘긴 현대차가 가장 높았고, 이어 르노삼성, 기아, 쌍용차, 한국GM 순이었다.
반도체 수급 이슈가 지속되면서 올해 완성차 5사의 수출 대수는 예상 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현대차는 연간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 및 글로벌 재고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중견 완성차 3사도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GM의 9월 누계 수출량은 전년 동기 보다 24.5% 적은 20만8886대에 그쳤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9월 누계 수출량은 2만1157대, 4만7749대로, 오히려 전년 동기 보다 73.2%, 165.8% 늘었다. 다만 이 수치는 작년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다.
특히 르노삼성은 유럽 28개국에 판매 중인 XM3 반응이 좋은 편이나 연 평균 10만대를 수출했던 닛산 로그 수탁생산물량 만큼의 성적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